| 몽달과 손각시 요즘, 조선일보에 3회에 걸쳐 연재된 ‘혼자 살다 혼자 죽는 사회, 일본’이라는 글을 읽었다. 이 글 속에서 직장(直葬), 고독사(孤獨死), 생애미혼(生涯未婚) 등의 흥미 있는 새로운 용어를 알게 되었다. 즉, ‘직장’은 장례 절차 없이 사망하자 곧바로 화장하는 것이고, ‘고독사’는 지켜보는 사람 없이 혼자 살다 죽는 것이고, ‘생애미혼’은 평생토록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이다. 실제 일본 사회가 요즘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라 한다. 이는 일본이 그동안 20년 불황이 지속됨으로써 사람들이 안정된 직장을 얻기가 어렵고 따라서 극심한 경제적 압박을 받기 때문이라 한다. 그래서 장례 치를 돈이 없어 직장을 하고 평생 짝 없이 혼자 살다 고독사하고 시집 장가 한 번 못 가고 총각 처녀로 늙어야 한다니 아무리 불황이라지만, 이건 너무 서글픈 일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도 머잖아 그렇게 되리라는 전망이라니 결코 남의 일로 볼 일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태어나는 것은 천륜이요, 결혼은 인륜이라 했다. 그러기에 결혼을 못하고 평생 홀로 산다는 것은 인륜은 어기는 일이라 죄악시 했다. 총각 처녀로 죽으면 총각은 몽달귀신, 처녀는 손각시귀신이 되어 산 사람에게 붙어 그 한풀이를 하는 악귀가 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무당을 불러 굿을 하고 영혼결혼식도 올리곤 했다. 조선시대 개성의 명기 황진이를 짝사랑하다 상사병에 걸려 않다 죽은 총각의 상여가 황진이 집 앞을 지나가는데 갑자기 상여군 들의 발이 땅에 붙어 꼼짝을 못 했다 한다. 이때 황진이가 그의 적삼을 들고 나와 상여 위에 던져 주니 그때서야 상여군의 발이 떨어져 상여가 떠났다는 얘기도 있지 않은가. 손가시귀신의 질투심 또한 대단하여 자기와 비슷한 또래의 처녀에게 붙어 병들게 하여 시집도 못가고 죽게 했다는 얘기도 흔히 듣던 얘기다. 지금 이 시대에 몽달귀신이나 손각시귀신 얘기를 믿는 사람도 없거니와 귀신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려는 사람도 없을 게다. 그러나 일본에서처럼 살아 있는 총각 처녀가 늙도록 혼자 살다가 쓸쓸히 고독사를 한다니 귀신얘기는 믿거나 말거나 한다지만, 산사람의 얘기다 보니 정말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한때, ‘화려한 싱글’이라 해서 자신은 물론 뭇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된 시절이 있었다. 화려한 싱글이란? 홀로 살면서 가족의 부양책임도 없이 있는 돈 가지고 하고 싶은 것 다하며 호화롭고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독신을 말했다. 그러나 이제 그 시대는 지났고 돈 없어 홀로 사는 처량한 ‘고독사 예비군’이 늘어 간다니 이 일을 어찌할 것인가. 생애 미혼 율이 높아 질 수 록 출산율은 떠 낮아지고 생산인구가 줄고 고령인구가 늘어 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러다 잘못하면 나라의 경제가 파탄이 나고 나라 자체가 결단이 날는지도 모른 일이다. 표가 무엇인지, 선거 때가 닥아 와서인가, 정치인들의 반값, 무상 등의 선심이 난발한다. 나라의 금고가 얼마나 두둑하다고, 국민 1인당 소득은 얼마나 높다고 이렇게 막 내리고 거저 줘도 되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렇게 하겠다는 분들의 봉급도 더 내릴 것인지? 배부를 때 배고팠을 때를 생각하라고 했다. 일본이 불황을 겪고 있다지만, 우리보다 GDP나 GNP가 상위에 있다. 그런데도 직장이나 독고사, 생애미혼 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동안 우리가 일본을 한 20년 뒤져서 따라간다는 얘기를 들어 왔다. 그렇지만 ‘직장’, ‘고독사’, ‘생애미혼’같은 모습은 따르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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