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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욕심

문석흥 2013. 11. 30. 06:02


돈과 욕심


  세상에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아마도 성인(聖人)이거나 정신 이상자가 아니고서는 없을 것 같다. 어린 아이들도 “과자 사먹어라.” 하고 돈 천 원이라도 주면 좋아하고 노부모님도 자녀들이 용돈이라도 드리면 “그런 거 필요 없다.” 하면서도 내심 반가운 마음으로 받아 넣으신다.
  돈은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사람이 돈에 의해 흔들리며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마력을 진닌 것 같다. 하도 돈이 판을 쳐서인지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느냐?’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최영 장군의 아버지는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라는 유언을 남겼다 한다. 공직자의 청렴성을 강조한 말이다.
  돈은 사람이 생명을 유지하고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도 그렇고 한 가정이나 나라를 유지해 가는 데도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요소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삶이 윤택해지고 번영을 기약할 수가 있다. 그러나 돈은 광물질처럼 땅속에 깊이 무쳐 있어서 발견하여 캐내는 것도 아니고 항상 바람처럼 구름처럼 질서 없이 움직여 다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가만있어도 균등하게 가져다주는 게 아니다. 낚시하듯, 사냥하듯, 솜씨를 발휘해서 잡아야 한다.
  낚시를 할 때는 반듯이 낚싯밥이 있어야 하듯, 큰돈 버는 사람들은 때로는 뇌물이라는 낚싯밥을 던지는 바람에 그것을 준 사람이나 받은 사람 둘 다 뉴스에 등장하고 사무실이고 가택이고 압수 수색을 당하는 모습을 흔히 본다. 그런데 왜 준 사람은 주었다 하는 데 받은 사람은 한사코 받지 않았다고 하는지…. 그러나 대부분은 유죄 판결을 받는다. 요즘도 재계나 공직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돈에 얽힌 부정과 비리가 터져 나와 돈 없는 서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다. 그 착복하거나 부정하게 오가는 돈이 어마어마해서이다. 웬만한 소시민들이 평생을 벌어도 못 만져 볼 액수도 있다. 정당하게 벌고 정당하게 쓰면 될 것을 꼭 그렇게 해서 더 많이 벌어야 하겠는지…. 돈 벌 줄 모르는 바보들이 하는 감상적인 생각일까?
  우리나라에도 가난한 이웃에 곡식을 나눠 주던 조선시대의 거부 경주 최 부자나,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처럼 사회에 환원하는 양심적인 기업가도 있었다. 또 공직자 중에서도 법조 3성이라 일컬을 정도로 청렴과 청빈으로 유명한 김병로 대법관, 김중섭 서울고법원장, 최대교 서울고검장 같은 분이 있었다. 김병로 대법관은 항상 두루마기를 입고 다녔고, 김중섭 고법원장은 염색한 작업복에 검정 고무신을 신고 다녔고, 최대교 고검장은 관용차를 거부하고 도보로 다녔다고 한다.
  LPGA 3관왕으로 올해에만 5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 21세의 골프여왕 신지애의 기자  회견 내용의 일부를 본다.  “저는 돈이 없어 어렵던 시절 주위 분들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어요.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저처럼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도 도움을 받아야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되지요. 돈은 그렇게 계속 돌아야 한다고 봐요. 지금처럼 돈이 많이 들어오니까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요. 돈이 없다가 갑자기 생기면 사람의 마음이 바뀐다잖아요. 나도 그렇게 바뀌게 될 가봐 걱정하죠. 이제는 돈을 더 벌고자 골프를 하지 않고  목표와 명예를 위해 하죠.”라고 했다. 21세의 골프밖에 모르는 처녀지만, 돈에 대한 진정한 가치와 나눔의 마음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가 있다. 그러나 돈을 벌면 벌수록 더 욕심이 생기는 게 사람들의 심리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