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평안신문과 함께한 4년
문석흥
2013. 11. 30. 06:11
평안신문과 함께한 4년 평안신문 창간과 더불어 사설과 에세이를 써 온 지도 벌써 4년이 되었다. 지난 1월 28일 평안신문 창간 4주년 기념식에서 영광스럽게도 공로상을 받았다. 상을 받는다는 것은 기쁘고 흐뭇한 한 일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큰 상은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상을 여러 번 받은 바 있지만, 이제 나의 인생 만년에 더는 상을 받을 일이 없거늘, 그래서 이번에 받은 상이 더욱 소중함과 보람을 느낀다. 평안신문은 시사 주간지로서 평택 안성을 아우르는 지역 신문이다. 40여 년을 교직에만 있던 나에게 논설위원이라는 무거운 직함을 맡기기에 수영도 못하면서 물에 뛰어 드는 격으로 겁도 없이 글을 쓰기시작해서 지금까지 오면서 사설과 에세이를 170여 편을 썼다. 글을 쓰는 나 자신은 나의 글에 대하여 만족감은 못 느끼지만, 글쟁이로서 글을 쓴다는 그 자체에 대한 의무감으로 써 왔다. 쓴 글을 송고하는 것도 전에는 200자 원고지에 펜으로 써서 우편으로 송고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쳤지만, 지금은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하여 ‘이메일’로 바로 송고하니 편리한 세상이 되었다. 글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을 때는 힘 안 들이고 쉽게 쓴 것 같지만, 그러나 잘 쓴 글이건, 못 쓴 글이건 글을 쓰는 사람은 글 한 편 쓴다는 것이 때로는 피를 말리는 고역을 치른다. 어떤 글이든 글에는 주제가 들어 있어야 하고 그에 따르는 적절한 소재를 잡아야 한다. 또 들어가는 말, 하고자 하는 말, 맺는 말의 구분도 있어야 하고 문법에도 맞게 써야 한다. 송고할 날에 앞서 여유 있게 초고라도 해 놓으면 한결 안도감이 든다. 그래도 퇴고까지는 몇 번이고 읽어 가며 교정하고 또 교정한다. 단어 하나에도 미심쩍으면 사전을 찾아 표준어인지를 확인하고 탈 오자 확인, 문장 부호, 띄어쓰기, 문단 나누기 등 꼼꼼히 살핀다. 이제는 됐다 싶어 신문사에 송고하고 신문이 나온 날, 내 글을 읽어 보면 가끔 교정 과정에서 못 잡아낸 데를 발견한다. 이럴 때는 독자들에게 부끄럽고 여간 미안한 게 아니다. 이렇게 힘들여 쓴 글을 독자들이 읽어 보고 찬사와 격려를 주면 글 쓴 보람을 느끼고 글 쓸 용기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때로는 나를 잘 아는 독자인데도 분명히 신문을 받아 보았을 텐데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아무 반응이 없을 때는, 그렇다고 내가 먼저 내 글을 읽었느냐, 글이 어떠했느냐를 캐묻기도 그렇고 애써 모른 척하지만, 속으로는 섭섭한 마음도 든다. 평안신문 18면 하단이 나의 고정 코너이다. 매주 이 코너를 채우기 위해서는 1주일 내내 주제와 소재를 찾아 나의 눈과 귀는 여유롭게 쉴 사이가 없다. 매일 하는 걷기 운동 중에서도, 신문이나 책을 읽는 중에서도, 친구들과 술자리를 하는 중에서도, 지하철 안에서도, 여행 중에서도 나의 머릿속은 항상 글감을 입력할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때로는 우연히 쉽게 좋은 글감이 잡히는 때도 있고 때로는 송고 날이 코앞에 다가오는데도 전혀 잡히질 않아 고민 고민하는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내가 왜 글을 써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지 자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평안신문과 4년을 함께 해온 나날들이 이번 창간 4주년 기념식에서 공로패를 받는 순간, 그동안 글쓰기에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기쁨과 보람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공감을 주고 위안과 기쁨을 주는 좋은 글을 써 갈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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