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문 석 흥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또 이 날은 우리 민족의 큰 스승이신 세종대왕님의 탄신일기도 한 날이다. 그리고 스승의 은공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법정기념일이기도 하다. 금년 스승의 날은 법정 공휴일인 부처님오신 날과 일치되어 하루 쉬는 행운의 날로 맞이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라 하여 가정과 관련 된 어린이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있다. 이중에도 스승과 제자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는 아니지만 스승은 세상의 지식도 가르치지만 삶의 지혜도 가르치는 정신적인 어버이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생아자(生我者)도 부모요, 양아자(養我者)도 부모요, 교아자(敎我者)도 부모요 라고 하지 않았던가.
흔히 학교에 다닐 시절에는 선생과 학생의 관계지만, 졸업 후 사회인이 되면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된다. 본질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겠지만, 다만 호칭만 다를 뿐이다. 그렇지만 보통 선생님이고 부르는 것이 편안하다. 꼭 사제 간이 아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대인관계에서 절친한 친구가 아닌 사이 호칭하기가 애매할 경우 ㅇㅇ선생 등으로 호칭하기도 한다.
이렇듯 선생의 호칭은 여러모로 크게 부담 없이 쓰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동방의 예의지국으로 알려져 왔듯이 호칭에 관해서는 남다른 면이 있다. 그 호칭도 신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된다. 과거 왕조시대에는 사회 전체가 신분 사회였기에 호칭만 들어도 그 사람의 신분이 무엇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이런 일화도 있다.
한 선비차림의 신사가 푸줏간에 와서 고기를 사면서, 주인에게
“여보게 고기 한 근만 주게”, 푸줏간 주인은 “예” 하고 한 근을 잘라 포장지에 싸서 주었다. 그리고 옆에 기다리고 있던 손님이 “주인님! 저도 한 근 주시지요.”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고기를 잘라 포장지에 싸서 건네주었다. 그런데 먼저 산 선비가 가만히 보니 같은 한 근을 샀는데 자기 것 보다 나중 산 사람의 고기의 량이 더 많아 보였다. 그래서 주인에게 따졌다.
“여보게! 왜 같은 한 근인데 내 것은 저사람 것 보다 작은가!”라고 하니, 주인이 하는 말,
“저 손님의 고기는 주인님이 자른 고기이고, 댁의 고기는 여보게가 자른 고기입니다.”
참 명답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지난날에 이런 사회에서 지금은 평등 사회, 인권 존중 사회에 살고 있다. 스승의 날을 맞으며 지날 날은 생각해 본다. 학생이 잘못한 일이 있으면 으레 선생님 앞에 죄인처럼 불려가 회초리를 맞거나 따귀를 맞거나 군대식 엎드려 뻣쳐의 벌을 받았다. 이에 대해서 누구도 항의를 하거나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학생인건조례도 제정되어 있어서 학생의 권리만 부각된 반면 교원의 정당한 훈육 권한은 약화된다는 점에 대해 학생인권조례의 폐지 움직임도 일고 있다한다. 이런 조례가 없던 시절에도 스승은 정신적인 어버이로 존경의 대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