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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젼과 드라마

문석흥 2013. 11. 28. 17:02

텔레비전과 드라마


  TV가 우리의 안방에 들어 온지도 40여 년은 된 것 같다. 처음에는 비록 흑백화상이였지만 라디오를 통해 귀로만 듣다가 생생하게 움직이는 영상을 직접 눈으로 보며 들을 수 있으니 이런 신비스런 물건에 정신이 팔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텔레비전이 사람들의 넋을 빼앗아 가는 것은 무엇보다도 연속드라마와 스포츠 중계였다. 아직도 기억나는 그 당시 인기 있었던 연속 드라마로는 ‘아씨’와 ‘팔도강산’ 등이고 스포츠로는 김기수 선수의 챔피언 타이틀을 따던 권투 경기 중계와 와 박치기로 유명한 김 일 선수의 레슬링 경기 중계였다. 지금도 그 때를 살았던 사람들은 기억이 생생할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는 텔레비전이 있는 집이 많지 않아, 드라마나 스포츠 중계가 있는 날은 텔레비전이 있는 집은 극장을 방불케 했다. 요즘은 고화질의 컬러텔레비전이 집집마다 없는 집이 없을 정도이고 이동 중에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텔레비전이 나와 이제 텔레비전은 우리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연속드라마는 마치 나의 일인 양 그 이야기 속에 깊숙이 빠져 들어 등장인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드라마가 끝나도 드라마 속에 이야기가 마치 실화인 양 화제가 되곤 한다. 드라마는 물론 허구이지만 우리네 생활 속에서 있을 수 있는 가상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구성하여 제작한 것인데 그런 줄 알면서도 심취되는 것은 드라마가 주는 독특한 마력이 있어서 이다.
  그런데 요즘 TV드라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몇 가지 장면은 좀 눈에 거슬리는 게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보면, 여자가 남자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든지, 마주 보며 대화하던 중에 화가 난다고 컵 속의 물을 상대편 얼굴에 뿌린다든지, 서슴없이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싹싹 빈다든지 하는 장면은 실제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여간해서 하지 않는 일들이다. 이런 일들은 상당히 모욕적이거나 비굴한 행위인 것으로 아무리 드라마지만 보여 주어서는 아니 되어야 되지 않을까 한다. 작가가 서로 다른 작품인데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이 밖에도 남녀를 불문하고 속상하면 술 마시는 장면, 그리고 살림살이 마구 부수는 장면도, 남녀 간의 애정 표현 장면도 너무 노골적이다. 그리고 대사 속에 속어나 욕설이 많음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드라마는 가상의 이야기지만 저녁마다 연속해서 보면서 은연중에 자신의 처지를 투영하여 부질없는 감정을 유발 할 수도 있고 드라마 속에 한 장면이 실 생활에 부정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그렇다고 너무 정석으로만 가도 자칫 무미건조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들이 모여앉아 함께 본다는 점을 감안 할 때 가정이나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은 여과되어야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