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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경시 풍조 사회

문석흥 2016. 6. 15. 21:10

인명경시 풍조 사회

 

 

   요즘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 보면 하루가 멀다하게 묻지 마 폭행 살인 사건이 보도된다. 거기다 성추행 성폭행 사건, 음주 과속 난폭 운전, 보복 운전, 각종 안전사고 등도 가세되어 마치 우리 사회 전체가 무법천지가 되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예전에도 이런 사건 사고들이 있었지만 그 때는 지금처럼 언론 보도 기능이 미약해서 세상에 들어나지 않고 숨어 버렸기에 유독 요즘에 와서만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어느 사회이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이런 저런 사건 사고야 있을 수 있겠지만, 국민 전체의 교육 수준이나 국가 경제 규모가 상위권에 있다고 자부하는 나라에서 이런 야만적이고 비도덕적인 범죄 행위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병이 들어도 단단히 든 게 아닌가 한다.

   전남의 어느 섬마을에 새로 부임해 온 미혼 여교사에게 학부형이란 사람들 셋이서 술을 먹여 취하게 하고 학교 관사에 데려가 세 사람이서 차례로 들어가 성폭행을 한 사건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전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저들도 부인이 있고 자녀들을 키우며 더구나 그 학교에 학부형들이 아닌가. 손바닥만 한 작은 섬 마을에서 모두가 한 가족처럼 지내는 터에 이런 일을 저지르고 어떻게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 앞에 낯을 들고 다닐 것인가? 정말 인면수심(人面獸心)의 망종(亡種)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중에도 이 여교사는 불의에 엄청난 사고를 당하고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도 용기 있게 경찰에 알림으로 해서 자칫 묻혀 버릴 수도 있을 법한 이 만행을 수사할 수 있게 한 점에 대해서 위로와 함께 격려를 보낸다.

   또 하나, 서울의 수락산에서는 50대의 남성이 미리 등산로에서 지키고 있다가 혼자 산행하는 60대 여성 등산객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고, 의정부 사패산에서는 알지 못할 40대 남성에게 50대 여성이 목 졸려 살해당했다. 수원에서는 30세의 여성이 길 가는 72세의 노인을 불쾌하게 쳐다 보다는 이유로 하이힐 발로 걷어차고 주먹을 휘두르며 지나가다 말리는 사람에게도 뺨을 때린 폭행 사건, 이런 목적이 분명치 않은 묻지 마 살인, 폭행 사건들이 왜 이렇게 예사롭게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전문가들은 공동체의식의 약화와 경쟁 지상주의가 짜증과 분노를 참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를 낳아 이런 범죄로 발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시절 국민 대다수가 농업에 의존하며 빈곤 속에 살아 갈 때는 이웃 간에 상부상조 하며 떡을 해도 나눠 먹고 인정을 베풀며 살았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발전하면서 경제 성장이 되고 풍요로운 생활이 되다 보니 물질만능 주의,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해 지며 상부상조 정신, 공동체 의식이 사라져 가고 극심한 경쟁 속에 자기만족을 못 느껴 갈등과 불만이 쌓여 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분노조절장애에 의한 범죄들이 이전보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분노조절장애에 의한 범죄가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대로 공체의식 약화와 경쟁지상주의의 우리 사회 분위기가 원인이라면 이 원인부터 풀어 나가는 데 다 같이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 근사록(近思錄)분노 경계하기를 불 끄듯이 하고, 욕심 막기를 물 막듯이 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