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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매매하는 세상

문석흥 2013. 11. 28. 17:51

아기를 매매하는 세상


  20대 젊은 동거 부부가 낳은 지 3일 된 자신들의 아기를 160여만 원을 받고 팔아넘긴, 믿기 어려운 일이 사실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 사연인즉, 두 사람은 무직인지라  병원비와 양육비가 없어서 고민 끝에 인터넷 카페를 통해 팔게 되었다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아기를 산 사람은 다시  460만 원을 받고 30대 불임 여성에게 되팔았다 한다.
  팔고 사고하는 일은 살아가는 방편으로서 정당한 경제 활동이지만, 그렇다고 아무거나 팔고 살 수는 없는 일, 이는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어찌 이런 일이 인터넷을 통해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는 것인가.
  불임부부들이 의학적인 방법으로 임신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그것으로 불가능하면 입양을 통해서 자녀를 양육하는 정당한 방법도 있다. 옛날에는 ‘개구멍받이’라 해서, 아이 많은 가난한 집에서 출산한 간난 아기를 강보에 쌓아 아기 없는 집이나 부잣집 울타리 개구멍이나 대문 앞에 몰래 가져다 놓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신생아가 돈으로 거래된 게 아니고 보내는 쪽에서는 자기가 못 키우는 대신 아기 없는 집에 가서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신을 숨기며 보낸 것이다. 또한 얻은 쪽에서는 업동이로 받아들여 친자식처럼 정성으로 키웠다.
  신생아는 하나의 독립된 개체지만, 부모의 DNA를 받고 태어났기에 부모의 분신체인 것이다. 그러기에 엄마는 아기를 품에 앉고 젖을 먹이며 자신의 생명처럼 보호하며 본능적으로 키우지 않는가. 자식을 위해서는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
  옛날에는 생계를 위해 자신의 몸에서 생성되는 물질 일부를 파는 경우는 있었다. 가난한 집 부녀자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달비’(양반가 부녀자들이 머리숱을 많아 보이게 덧 넣는 다른 머리)로 팔았다. 6·25전쟁 직후 전쟁의 폐허 속에 당장 먹을 게 없어 실업자 걸인들이 병원 앞에 줄을 서서 피를 뽑아 팔아 한두 끼 끼니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의 장기를 은밀히 거래하고 있음도 알려진 사실이다.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아야 살아날 수 있는 환자들에게는 다급한 일이지만, 정상적인 기증을 통해서 이식을 받기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이런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거래가 이뤄진다. 공중화장실에서는 장기 매매 알선하는 작은 스티커를 쉽게 볼 수 있다. 더 심한 경우는 신체의 장기를 담보로 하고 급전을 얻어 쓰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행위가 불법이면서도 은밀하게 거래가 되다 보니 이젠 자신이 낳은 아기까지도 돈으로 거래하는 세상이 된 것인가. 여기에 이 거래를 알선하고 돈을 챙기는 중재자까지 있으니 어찌 사람이 사는 세상이라 할 수 있으랴.
  가시고기나 우렁이 같은 하등생물들도 새끼가 자라는 동안 가시고기 아비와 우렁이 어미는 새끼의 먹이가 됨으로써 자신의 일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 사회에서 아무리 살기가 어렵더라도 자기가 낳은 아기를 돈을 받고 팔 수 있는가. 비록 황금만능 시대라지만, 아기까지 매매하는 세상이어서는 결코 아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