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필

마스크와 인사

문석흥 2020. 11. 4. 10:48

 

   요즘 길을 나서 보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다 눈만 겨우 내 놓고 얼굴 전체가 마스크로 가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얼른 보아서는 누가 누구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 중에도 평소에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내던 사람은 눈에 익혀져서인지 눈빛과 몸매나 걸음걸이를 보고 어렴풋하게나마 인지한다. 그러기에 자신 있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보면 상대편에서 별 반응이 없어 서로 마스크를 벗고 보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어서 계면쩍어 한 경우도 가끔씩 경험한다.

   어디서나 아는 사람을 만나면 원수지간이나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보기 싫은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어떤 형태의 인사든 인사를 하게 된다. 이때 보통 허리 굽혀 하거나 좀 가깝거나 오래간만에 만나는 경우에는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서로 손을 내밀며 악수를 한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악수하는 인사가 거의 사라졌고 서로 주먹을 내밀며 주먹끼리 마주 대는 희한한 인사를 하는 것이다. 악수(握手)가 손바닥을 맞잡는 인사라면 요즘처럼 주먹을 마주 대는 인사는 뭐라고 해야 할까? 굳이 악수처럼 한자의미로 붙여 본다면 주먹을 마주 댄다 해서 닿을 촉(), 주먹 권()자를 합쳐 촉권(觸拳)이라 하면 어떨는지? 코로나 때문에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희한한 경험을 하다 보니 웃자고 해서 부질없이 해본 말이다.

    인사는 악수나 포옹 같은 신체적 인사와 말로의 인사를 함께 한다. 그러나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썼으니 선 듯 마스크를 벗고 인사하기를 서로 꺼려한다. 인사말로 시작해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보면 입에서 비말이 튀어나오니 불편해도 마스크를 쓴 채 말을 하다 보면 언어 전달이 선명하게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청력이 좀 약한 노인들에게는 몇 번이고 소리를 높여서 말을 전해야하는 불편을 겪는다. 이래저래 마스크착용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주고 있다.

    그동안 방역 당국으로부터 코로나에 대한 확진자의 당일 발생 수와 누적자수 그리고 사망자수가 발표되고 있으며 함께 방역 수칙을 연일 홍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의 감염을 피하고자 하는 의지로, 이제는 모든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면서도 그런대로 적응을 잘 해가고 있다. 어디 나갔다가도 깜박 잊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음을 확인 했을 때는 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대해 미안한 감을 느끼게 된다. 이런 경우 집이 가까이 있을 때는 얼른 집에 가서 마스크를 쓰고 나오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가까운 약국이나 마트에 가서 사서 쓰기도 한다. 가끔씩 버스 안에서나 전철 안에서 마스크를 안 쓴 승객과 운전기사 또는 일반 승객들 사이에 불미스런 폭언이나 폭행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백번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의 잘못이다.

   코로나를 완전 퇴치할 때까지는 서로를 위해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 하는 길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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