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문 석 흥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들이 사는 곳에는 어떤 형태의 싸움이든 싸움은 항시 존재한다. 국어사전에는 싸움은, ‘말이나 힘으로 상대를 이기려는 다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물리적 또는 비 물리적으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라고도 하고 그리고 군대를 풀고 무력을 써서 서로 상대편을 공격하는 것이라고도 설명하고 있다. 이 설명들처럼 개인 간에나. 집단 간에나, 어떤 이해 충돌로 말로 싸우거나, 폭력으로 싸우기도 하고 국가 간에는 무력을 동원하여 공격을 하며 살상과 파괴를 하는 전쟁을 하기도 한다. 또 다른 형태로는 법적인 다툼도 있다. 이밖에도 병균과의 싸움, 자연 재해와의 싸움, 자기 마음과의 싸움도 있다.
이렇듯 싸움은 결과적으로 서로 간에 상처와 손실만 남기고 승자와 패자로 승부가 나거나, 무승부로 끝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결코 좋은 결과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기에 철없던 어린 시절 가정에서 부모님들이나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형제간이나 친구들 간에 절대 싸워서는 안 된다고 타이르며 항상 주의를 했다. 그런데도 싸우게 되면 싸운 당사들의 어느 편이거나 잘잘못을 가리기에 앞서 둘 다 야단을 치기도 하고 벌을 세우기도 했다. 그리고는 마지막에는 서로 반성하게 하고 다시는 싸우지 않은 것을 다짐을 받고 화해를 시키며 앞으로는 더 다정하게 지내라고 당부도 했다.
싸움은 원인이야 어떻게 되었던 상대편과 힘이 대등한 입장이어야 싸움이 되지 차이가 나면 싸울 수가 없다. 이럴 경우 약자는 강자 앞에 처음부터 몸을 낮추고 피하거나 스스로 굴복을 하게 된다. 동물들은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을 잡아먹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다. 인간 사회에서도 동물들처럼 노골적인 약육강식은 아니지만 강자가 약자에게 군림하는 경우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소수의 주장이 다수의 주장 앞에 질 수밖에 없거나, 하급자가 상급자의 명령이나 지시에 따라야 하는 구조 등이다. 그래서 공정과 평등을 정치 지도자들이 내세우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는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요즘 각 후보들 간에 선거전이 열기를 띄고 있다. 각기 나름대로의 공약들을 내놓고 토론도 하고 전국 각지를 다니며 유세도 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편 사생활의 약점이나 비리는 물론, 부인들이나 자녀들의 취약점 까지 들춰내 가며 공격을 하고 있음은 아무리 봐도 저질스런 싸움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고소 고발까지 하고 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이런 모습은 볼 수 없다.
전문가가 아닌 보통사람들이라도 사람을 평가 할 때 우선 외모, 언변, 성격, 지능, 살아온 환경, 학벌, 측근들이 어떤 사람인가 등을 본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인물은 인격체로 갖추어야 할 모든 조건을 다 갖추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대통령 선거도 싸움임은 맞다. 다만 품격 있는 싸움이 되었으면 한다. ‘싸움 끝에 정이 붙는다.’는 말도 있다. 선가가 끝나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평안신문 칼럼 2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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