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을 향하여 6월 2일,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막바지 선거운동이 치열하다. 그러나 이 글을 독자들이 읽을 무렵이면 선거는 끝나고 달아올랐던 열기도 싸늘하게 식을 것이다. 네거리마다 후보들의 기호․ 이름‧ 사진‧ 선전구호들이 쓰인 현수막이 빈틈없이 걸려 있다. 또 후보들의 선거사무실에는 후보의 사진이 찍힌 대형 현수막이 벽면 전체를 덮을 정도로 걸려 있다. 역전이나, 터미널 앞, 네거리 등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는 온 종일 여러 후보의 남녀 운동원들이 후보의 정당 또는 개인별 상징 색깔의 점퍼와 모자, 어깨띠를 착용하고 율동과 구호를 외치며 로고송을 흥겹게 부른다. 또 트럭을 현란하게 장식하여 강대를 만들고 확성기를 설치하고 때로는 거리를 달리며, 때로는 번화가에 정차해서 연설도 하고 로고송도 울려 퍼지게 한다. 또 거리 요소마다 운동원들이 행인들에게 후보의 명함을 주며 투표해 주기를 부탁한다. 이뿐이랴, 전화를 통한 지지 부탁 등 다양한 선거 홍보전을 편다. 이토록 선거운동도 갈수록 변화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수막이나 포스터만 봐도 디지털시대, 전자시대다운 면모를 느낄 수 있다. 깔끔하고 선명한 색상의 후보자 사진과 문자들이 다양한 구성으로 대형화되었다. 학교 운동장이나 역전 광장 같은 곳에 청중을 모아 놓고 후보자들의 합동 유세를 하는 것도 없어졌다. 그 대신 운동원들의 흥겹고 재미있는 율동에 맞춰 후보의 인품과 공약을 나타낸, 개사한 가사의 가요 곡 로고송을 부르며 거리 연출을 함으로써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킴이 특색이라 하겠다. 이런 점들은 지난날 사람들을 식당에 불러 모아 음식이나 대접하고 단체 관광을 시키며 선물이나 돈 봉투를 돌리던 행태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는 솔직히 연일 주야 불구하고 울려대는 후보들의 가두방송, 로고송 등의 소음, 무시로 걸려오는 후보들의 지지를 부탁하는 전화, 게다가 여론 조사 전화로 시달리느라 짜증스럽기 이를 데 없다. 한편, 광역과 기초 단체장, 의원 후보들이, 정당 공천자 무소속 후보자 해서 너무 많아서 누가 누구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각 후보의 공약 내용도 비슷비슷한데다 과연 그런 공약들이 말처럼 그렇게 쉽게 이뤄 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신빙성이 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후보의 입장에서는 이 기회를 놓치면 4년을 또 기다려야 하기에 이 선거운동 기간이 절실한 나날들이다. 그러기에 다른 경쟁 후보들과 선거전에서도 뒤져서는 안 되겠다는 심정에서 유권자들의 고통은 미쳐 헤아릴 겨를도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선거특수라고나 할까? 선거 기간 중에 경제적 이득을 보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각종 홍보 인쇄물(명함, 현수막) 제작업, 로고송 제작업, 유세 차량대여업, 사무실 임대 및 집기 대여업, PC 및 전화기 대여업, 사무직원, 운동원 취업 등, 이런 반짝 특수가 선거의 덕이 아니겠는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후보자 간의 비방과 흑색선전, 돈거래, 운동원 폭행 등으로 고소고발 사례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이다. 후보자들도 선거 기간에는 표심을 향하여 곳곳을 찾아다니며 낮은 자세로 친절과 성의를 다 하지만, 당선 후에도 그래주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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