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필

다시 가 본 중국-發

문석흥 2013. 11. 30. 05:33

다시 가 본 중국-發


  며칠 전 중국 남부의 도시, 상해·소주·항주를 여행하고 왔다. 중국을 처음 갔던 것은 1992년 한·중 국교 수교 직후, 지금부터 15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그때 이후 중국을 몇 번 더 간 적은 있었지만, 처음으로 갔던 이 도시에 다시 가 보고 나니 그때보다는 여러 면에서 많이 발전하고 변한 모습을 한 눈에 보고 느낄 수가 있었다.
  상해의 푸동 국제공항의 그 웅장하고 현대화된 지금의 시설은 15년 전의 그 공항이 아니었다. 상해 시가지를 가르며 흐르는 황푸강 건너 외탄에 세계 최고의 높이와 디자인을 자랑하는 고층 빌딩들의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들과 그 화려한 야경은 오늘의 중국 발전상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오래된 낡은 건물들이 철거되며 재개발되고 곳곳에 벌어지는 건설현장은 바로 발전의 힘찬 숨소리가 아니겠는가.
  윤봉길 의사의 일본 백천 대장의 폭탄 투척 사건으로 유명한 상해 시가지에 있는  홍구 공원의 그 바로 현장에는, 내가 갔을 당시는 초라한 표지목 한 개만 서 있었는데, 지금은 비문석과 기념관까지 세워져 있어 많은 우리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문짝도 없어 용변을 보기가 난처했던 공원 내의 공중변소도 지금은 양변기가 달린 말끔한 시설로 바뀌었다. 공원 내의 곳곳의 넓은 공지에는 많은 중국인이 모여 태극도와 사교춤, 악기 노래연주, 검도 등으로 전에 볼 수 없었던 여유로움을 보여주고 이었다.
  상해에서 항주에 이르는 열악했던 도로는 왕복 8차선의 고속도로가 되었고 오가는 많은 물동량과 각종 승용차, 관광버스의 행렬이 간혹 정체현상을 빚을 정도였다. 도로변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들판에는 초라했던 옛 농가들 옆에 번듯한 2~ 3층의 새 농가 건물들이 들어서 농민들의 향상된 생활 모습을 실감케 했다. 곳곳에 관광 명소와 대형 매장에는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중국 내국인 단체 관광객과 관광버스들로 붐비고 관광객들 소지한 디지털카메라와 휴대전화들은 그들의 윤택해진 생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치 앞서나간 지난날이 우리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관광지마다 외국인 관광객을 따라다니며 구걸하던 아이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의 위안화와 우리 원화의 환율이 10년 전까지만 해도 100대1이었고 2~3년 전까지도 130대 1이었는데 지금은 220대 1로 뛰어올랐고 우리 한화는 중국 땅 어디에서도 사용하던 것이 지금은 불가능해 졌다.
  2008년 올림픽을 치른 중국이 이제 2010년에는 세계박람회를 치른다는 구호판들이 곳곳에 자랑스레 걸려있었다. 이제 중국은 과거 공산주의 국가로서 잠자는 호랑이가 아니다. 15년 전 처음 중국을 다녀오면서 우리가 중국보다 앞서 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돌아 왔지만, 이번에 그곳을 가보고 돌아오는 발길은 왠지 우리의 곁을 거친 숨소리를 내며 제치고 앞서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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