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학교의 어제와 오늘

문석흥 2013. 11. 30. 11:02

학교의 어제와 오늘


   요즘 KBS 2TV에서 방영하는 ‘학교2013’이라는 드라마를, 필자도 지난 날 오랜 세월 교직에서 몸담아 왔었기에 관심 있게 보고 있다. 물론, 드라마이기에 허구인 점도 없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막상 드라마를 보다 보니 오늘의 학교 교실 현장의 실상을 그대로 실감나게 보여 주고 있다. 요즘 문제화 되고 있는 학교폭력, 왕따, 자살, 성적위주의 교육, 사교육을 더 중시하는 풍토, 학생들에게 무시당하고 존경 못 받는 교권 추락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내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다.
  그 동안 까지는 분명 교육의 주체는 교사이고 객체는 학생이었다. 교육은 자라나는 어린세대들에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그리고 사람으로서의 갖추어야 할 도리를 가르치고 배우는 활동이다. 그러기에 가르치는 쪽은 선생님(스승)이라 했고 배우는 쪽을 학생(제자)이라 했다. 그래서 당연히 주체는 교사이고 학생은 객체가 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교육은 이것이 전도되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요즘에 와서는 교사, 학생, 학부모가 모두 다 주체가 된 것이고 심지어는 학생이 주체이고 교사가 객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교육의 수요가 확장되고 그에 따른 교육의 구조도 바뀌어 지면서 수요자인 학생은 학비를 부담해야 되고 공급자인 교사는 보수를 받는 경제 논리가 대두되면서 객체의 위상이 상승하며 반대로 주체의 위상이 하강하는 현상이 된 것이다. 따라서 학교의 교육이 지식 전달 위주가 되고 인성과 도덕 교육은 약화 된 것이다. 거기다. 학생의 인권만을 중시하고 교사의 교권을 약화 시켜 학교에서 교사의 권위는 실종 되고 무거운 책임만 돌아오니 학생들 지도에 있어서 교사의 설 땅이 없게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사들은 속수무책으로 학생이나 학무모의 횡포에 거꾸로 시달려야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제 기능을 잃고 수수방관의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게 없는 처지가 되었다. 시대가 아무리 변했다 해도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간에 이런 비윤리적인 행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요즘 학교의 선생님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이구동성으로 학생들을 달리 지도할 방도가 없고 교직에 환멸을 느낀다는 것이다. 하기야 이렇게 교권이 추락되고 아무도 교권을 존중하지 않고 옹호하지 못하는 풍토 속에 무슨 교육이 이루어지고 교사가 긍지를 가질 수 있겠는가.
  며칠 전 TV 에서 ‘못 믿는 생활기록부’라는 내용의 뉴스를 보았다. 요즘 한참 고3 학생들의 대입원서를 제출하는데, 대입 전형에서 중요한 평가요소가 되는 생활기록부에 ‘학생특성’, ‘종합의견’ 난에 기재 내용을 학생이 직접 쓰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교사가 써야할 것을 왜 학생에게 쓰게 하는 것일까? 학생이 자기의 합격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자신의 특성과 종합의견을 유리하게 좋게 쓸 것을 묵시적으로 기대해서가 아닌가. 결국 교사는 교사의 주관대로 써서 학생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 올 것에 대한 책임 회피인 것이다. 물론, 모든 교사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일부 학교 교사들의 경우 이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런 태도는 교사 스스로의 권위를 추락시키는 그릇된 행위이다.
  오늘의 이런 왜곡된 교육풍토에서는 우리 교육의 장래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가 없다. 이를 바로 잡으려면 추락된 교권을 되살려 바로 세워야 하고 교육의 주체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