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사년을 보내면서
계사년도 마지막 한 장의 달력을 남겨 놓은 채 하루하루 빠르게 저물어 간다. 세상사 모두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시작도 좋아야 하지만, 끝이 더 좋아야 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한 해의 시작은 봄이라 했으니 마감은 겨울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마감을 맞는 이 겨울, 우리의 나라 안 사정은 갈등과 투쟁이 끝이 보이질 않고 양보와 화합의 평화롭고 아름다운 모습은 찾아 볼 길이 없다.
이른 봄, 새 대통령이 뽑히고 새 정권이 들어서서 전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했는데 한 해가 다 가도록 희망은 실종된 상태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문제로, 국정원 댓글사건 문제로, 아직까지도 여야 국회의원들의 싸움이 계속되고 야당의 국회 밖에서의 투쟁은 지난 여름내 이어오다가 또다시 시작되었다. 12월 2일까지 통과해야 할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상정도 못한 채 법정기일을 넘기고 말았다. 당장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많은 법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기국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국회 안에는 반쪽만 남은 절름발이가 되어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밖은 또 어떤가?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건설, 경남 밀양지역 송전탑 건설 같은 국가적 중요 사업들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지 못한 채 현지 주민과 외부 반대 단체들의 끊임없는 저지 투쟁과 맞서가며 억지로 공사를 하고 있으니 그 낭비는 또 얼마인가. 그 밖에도 곳곳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그칠 줄 모르고 이어지는 현실이다. 마치 온 나라가 비록 무력 대결이 아니어서 이지 마치 내전을 치르는 듯 한 느낌이다. 요즘에 와서는 대통령 사퇴하라 소리도 나오고 대선 무효론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제 와서 또다시 선거를 치르고 대통령을 새로 뽑고 새로운 정부를 세워야 한다는 것인가?
NLL 문제도 어찌되었건 현재에도 엄연한 우리의 북방 한계선으로 존재하며 우리 군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데 왜 아직도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가. 또 국정원이 댓글을 띄워 선거에 개입했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그 것이 선거에 영향을 주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었다고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런 문제를 가지고 국회의원들이 국회 정기회기 시한이 다 가도록 국회를 정상화 하지 못한 채 마치 원수처럼 싸우고 있는 모습을 국민 앞에 보여 주어야 하겠는가. 또 언제나 국민의 뜻이라며 자기들의 주장을 내 세운다. 과연 국의 뜻이 다 그럴까? 진정한 국민의 뜻을 대변하려면 하루 속히 국회에 모여서 시급한 민생 법안들을 통과 시키고 예산안을 통과 시켜야 할 것이다.
국외적으로도 중국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 발표하고 동북아의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북한은 아직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우리를 향해 툭하면 불바다를 만들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이 시점에 국회의원들이 이런 문제에 대하여 심각하게 논의 하고 있는 지? 요즘 국민들의 눈에 비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아직도 국정원 선거 개입 논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오직 당리당략에만 올인 하는 것 같이 보인다. 여당이 주장하면 야당이 반대하고 야당이 주장하면 여당이 반대하고 그러다 안 되면 밖으로 나가고 이런 악순환이 올 1년 내내 계속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도 아버지 어머니가 연일 싸우기만 한다면 자녀들은 마음 둘 바를 모르고 불안의 늪으로 빠지게 마련이다. 그러다가 자칫 그릇된 길로 빠질 수도 있다. 국민이 뽑아준 국회의원님들, 이젠 국민을 향해 서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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