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법은 먼 곳에

문석흥 2013. 11. 28. 17:25

법은 먼 곳에


  아이들이 잘 놀다가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서로 때리고 싸우면 어른들은 무조건 뜯어 말리고 싸운 두 아이들에게 싸우면 못 쓴다고 타이르며 사이좋게 놀라고 위로해 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들은 싸우면서 자란다며 자라는 한 과정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하긴 어린 시절엔 친구들과 싸웠다 해도 뒤끝이 없고 언제 싸웠냐는 듯이 다시 어울려 다정하게 논다.
  그러나 어른들의 싸움은 화해가 된다 해도 앙금이 남고 자칫하면 평생 원수가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어린 시절에 싸움은 자라는 과정으로 여기면서도 한 결 같이 말리고 싸우면 못 쓴다며 타이르는 게, 싸움이 습관화 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학교에서는 급우 간에 싸우면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이유 불문하고 양쪽 다 야단을 맞고 벌도 받는다. 지금의 어른들도 어린 시절 싸운 이유로 의자를 양 팔로 높이 쳐들고 복도나 교실 뒤편에 서서 벌을 섰던 기억이 있을 게다.
  세상을 살다 보면 싸울 때도 있을 수 있다. 싸우다 보면 서로 격한 감정을 자제 못하고 험한 욕설도 하고 심하면 주먹다짐도 하게 된다. 그렇지만 감정을 자제하며 차분한 대화로 시비를 가려서 서로 원만히 해결하고 화해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렇게 되려면 지성과 덕성을 갖춰야 한다.
  국가적인 위치에서 보면 3부에 계시는 국회의원님, 법관님, 장관님 들이 가장 지성과 덕성을 갖추신 나라의 어른들이다. 요즘 눈 있고 귀 있는 사람들은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똑같은 심정을 가질 게다. 저분들이 과연 국민을 대표하고 또 나라의 어른의 입장에서 그에 맞는 인격을 갖추신 분들인지를.
  험악한 욕설과 속어, 멱살잡이, 목 누르기, 명패 부수기, 해머와 전기톱을 동원하여 문짝과 유리창을 부수기, 상임의장석을 점거하고 의사봉을 빼앗고 집단으로 몸싸움 하는 일을 마치 본업처럼 하고 있다. 이것이 요즘 우리 국회의 모습이다. 일반 시민들이 이렇게 하면 당장 지구대로 잡혀가야 한다. 경제 규모가 세계 11,2위의 선진국의 나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
  고무줄이 그의 특성인 탄성의 한계를 벗어나면 끊어지고 만다. 사람은 법과 이성의 한계를 벗어나면 폭력과 무질서가 난무하게 된다. 고무줄도 사람도 이 지경까지 가면 결국 사용 불능이 아니겠는가. 과연 법은 먼 곳으로 사라졌는가.
  국회의원님들은 이번 휴회기간 동안 지역구에 있는 초등학교 교실을 방문해서 순진스런 우리의 2세들을 바라보며 이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