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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역에는 안 돼

문석흥 2016. 7. 18. 06:34

내 지역에는 안 돼

 

 

   어떤 시설의 필요성은 인정 하지만 그 시설이 내 지역에 입지하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기피증을 님비현상(NIMBY syndrome)이라 한다.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의 첫 자를 모은 두문자어(頭文字語)이다. 이렇게 기피당하고 있는 시설들은 각종 공해시설, 혐오시설 등이다. 대표적인 게 쓰레기 처리장, 장례식장, 화장장, 방폐장 등이고 더 나아가 군사 시설까지도 포함되려 한다. 이런 시설들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들어온다는 데 대해서 주민들이 선 듯 반겨 맞아들이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동안 이런 공해나 혐오 시설을 이전하거나 새로 건설하려면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입지 반대 투쟁이 거셌던 일들은 자주 보아 왔다. 그 중에서도 전 국민이 다 기억할 만한 국가사업에 관련 된 큰 반대 투쟁의 몇 가지 예를 들면,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확장 이전 반대 투쟁, 고속철 건설을 위한 경북 양산지역 천성산 터널 공사에 따른 도롱룡 멸종을 우려한 이유로 공사를 반대하던 지율스님의 투쟁,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투쟁 등이 있었다. 거기다 이번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제)배치를 놓고 예상되었던 지역을 비롯해서 최종 확정된 지역 주민들의 결사적인 반대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반대로 어떤 시설의 유치를 희망하는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도 있다. 바로 얼마 전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는 영남권 신공항 건설 후보지로 경남 밀양과 부산 가덕도가 예고되자 대구 울산 포항 밀양지역 주민들과 부산 주민들이 사활을 걸 만큼의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지 않았는가? 결국 두 지역이 아닌 기존의 김해 공항을 확장하는 것으로 끝났지만, 이처럼 내 지역의 지역 경제와 발전에 이익이 되는 시설에 대해서는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 또한 작금에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번 사드 배치 문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우리 전 국민의 생사가 달려 있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한 시급한 방어의 시설이거늘, 아무런 대안 제시 없이 반대만 해서 될 일인가 하는 것이다. 좁은 국토 안에서 지역마다 님비만을 주장하다가 끝내 어느 곳에도 배치를 못한다면 과연 이 땅의 주인인 국민으로서의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가?

   지금 당장은 전쟁 상황은 아니지만 북한이 국제 사회의 만류와 제제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4차에 걸쳐 핵실험을 했고 탄도 미사일 발사실험까지 하며 노골적으로 무력 도발의 위협을 가하고 있는 현실 앞에, 이에 대한 방어시설 배치를 놓고 내부 갈등을 야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는 독재국가가 아닌 이상 이런 국가적인 중대 사안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 지역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간의 사전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 더 이상의 이견과 갈등, 분열 없이 하나 된 모습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안보와 국토방위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국론 분열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