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어르신
100세 시대라는 말을 실감케 해 주듯, 요즘 거리에서나 관광지에서나 전철 안에서나 노인들을 많이 본다. 얼른 보아 분명 노인이거늘 그렇게 노쇠해 보이지도 않는다. 그만큼 예전 노인들에 비해 건강하며 따라서 수명도 길어 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짜나이는 현재 자기 나이에×0.7을 해야 한다고 한다. 가령 현재 나이가 65세라면 65세×0.7=45세로 무려 20년이나 젊어진 나이다. 그렇다면 65세는 주민등록상의 나이요, 진짜나이는 45세인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연령은 81.9세이며 65세 이상 노인인구도 전체인구의 13.2%로 600만을 넘겼다 한다. 이는 이미 고령화 초기단계인 ‘고령화 사회’를 넘어서 ‘고령사회’ 말기로, 당초 예상년도인 2018년보다도 앞당겨 도달한 것이다. 이 추세로 나가면 2024년이 되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여 980만을 초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OECD 34개 나라 중 최고속이라 한다. 여기다 현재 100세 이상 노인 인구는 지나해 11월 말로 1836명이라는 국세청 통계다.
이처럼 평균연령이 늘어 가고 고령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고령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노인복지비용의 문제가 따른다. 이 비용은 결국 생산연령층(15세~64세) 인구가 부담해야 할 것인데 현재추세로는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하위소득 70%에 해당하는 노인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과 전철 무료이용, 고궁·박물관·공원 등 공공시설의 무료이용과 의원 진료비가 15000원 이하의 경우 1500원 정도 내는 혜택을 받고 있다.
지하철 측에서는 노인들의 무료 이용으로 인한 적자가 발생한다면서 무임기준 연령을 높이거나 아니면 노인들도 일정 비율의 할인요금을 내고 이용할 것을 정부에 건의 하고 있는 상태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또 노인들의 건강상태도 좋아진 현실에서 언젠가는 노인연령 기준도 조정되라 예측된다. 노인들도 이제는 건강하고 전철이 무료이다 보니 외출이 많아 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철 안에 경로석에는 빈지리가 언제나 있었는데 요즘은 아주 늦은 시간대 이외에는 경로석이 만석이고 서서 가는 노인들도 늘어 간다. 그렇다고 일반석 앞에 가서 서가기도 거북스럽다. 마치 자리를 내 놓아라 하는 눈치를 주는 같기도 해서다. 가끔은 자리에서 일어나서 공손히 양보하는 젊은이도 있지만 흔치는 않다. 더러는 자리 때문에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본다.
고래로 인간의 소망이었던 장수시대는 맞이했지만, 노인 인구도 많아지다 보니 노인에 대한 존경심도 점점 퇴조해 가고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부담으로 여겨지는 경향이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호칭이나마 예전처럼 할아버지, 할머니, 노인네로 부르지 않고 어르신 또는 아버님, 어머님으로 불러줌이다. 이제는 노인들 스스로도 노인이라는 권위의식으로 젊은 세대들 앞에 군림하며 다스리려는 자세를 버리고 젊은이들을 이해하고 옛날의 노인이 아닌, 이 시대에 맞는 존경 받는 어르신으로의 품위를 지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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