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막장 교실

문석흥 2013. 11. 30. 05:49

막장 교실


  선생님의 권위와 존경심이 추락해 있음은 익히 알려진 일이지만,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이제는 선생님을 때리고 성적 희롱을 하는 동영상까지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경지에 이르렀다.
  여중생이 잘못을 지적하는 50대 여선생님을 때린 사건이 있는가 하면, 건장한 고등하교 2학년 남학생이 교실에서 젊은 여선생님 뒤로 팔을 감아 어깨에 올려놓는 장면을 같은 반 친구가 동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것이다. 동영상 제목도 ‘선생님 꼬시기’라고 붙였다 한다. 이 행위는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보지 않은 것이고 희롱의 대상으로 보고 의도적으로 한 짓이다. 이것이 문제가 되자 학교에서는 해당 학생들을 10일간 등교정지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한다. 전 같으면 10일간의 등교 정지 정도가 아니라 퇴학 처분을 했을 게다.
  사회가 아무리 퇴폐 사회가 되었다 해도 청정지역이어야 할 학교 교실 현장에서 선생님이 어린 제자에게 매를 맞고 성희롱을 당해야 되겠는가. 이런 일을 저지른 학생들도 집에 가면 부모 형제·자매가 있을 것이고, 물론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계실 것이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반드시 기본적으로 윤리 도덕의 가르침이 있어야 하고 그 바탕 위에 올바른 인격형성이 이뤄져야 하겠거늘 그 기능이 상실된 것이다.
  ‘군사부 일체’라든가, ‘스승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을 요즘 학생들은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또 그런 가르침이 현실적으로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보니 가르쳐 봐야 우이독경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 가치가 일류 대학을 나와서 좋은 직업을 갖고 출세하는 데 있으니 이에 필요한 도구 과목에만 몰입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사교육에 승패가 달렸고 전인교육을 표방하는 학교교육은 설 땅이 없게 되었다.
  요즘 거리에서 학생들의 행태를 보라. 거리를 다니면서도 저질스런 언어의 구사와 남녀 학생들이 주변을 전혀 의식함이 없이 버젓이 어깨동무를 하고 다니고 진한 포옹도 한다. 흡연과 음주도 예사롭게 하고 있다. 이들의 이런 행동을 누구도 꾸짖을 수가 없는 풍토가 되어버렸다.
  학교에 가 보면 교육환경이 예전에 비할 바가 아니다. 각종 시설이 다 현대화 되어있고 학급당 인원수도 평균적으로 30~40명 수준이다. 도·농할 것 없이 전국 어느 학교에서도 다 급식이 이뤄지고 있다. 선생님들의 보수도 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토록 우리의 외형적인 교육환경은 향상 발전 발전했는데 교육의 효과 면에는 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는가.
  교육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선생님이다. 그런데 요즘은 학생도 주체라 한다. 그래서인지  선생님의 권위와 존경심이 한없이 추락하고 교실이 막장 교실이 이 되어 가고 있다. 교권이 서지 않는 교실에서 무슨 교육이 이뤄지겠는가. 다시 교권을 회복시킬 획기적인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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