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를 맞으며
금년(2017년)은 정유(丁酉)년, 닭의 해이다. 정유의 유(酉)는 12지(支)중 10번 째 순위에 있으며 닭을 상징한다. 특히 금년은 닭 중에도 붉은 닭이라 한다. 그것은 정유의 앞에 간(干)이 정(丁)임으로 정은 5행行(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에서 火에 속하고 火는 성질상 붉은 색이기 때문이다. 붉다는 것은 밝다는 뜻이요 밝다는 것은 총명하다는 뜻으로도 해석 된다. 닭은 캄캄한 어둠 속에 여명을 알리는 상서로운 조류이다.
지금은 전 세계가 거의 서기연호를 사용하지만 우리는 서기와 간지(干支) 연호를 함께 쓰고 있다. 간지는 10간과 12지의 조합으로 총 60개의 간지를 이루며 이를 육십갑자라 한다. 정유는 60갑자 중 34 번째이다. 12지는 12종류의 동물로 상징되며 매 해 별로 태어나는 아이는 다 같이 같은 동물을 상징하는 띠를 갖는다. 그럼으로 금년에 탄생하는 아이들은 모두가 닭띠가 되는 것이다. 닭띠는 선견지명이 있어 미래를 대처하는 능력이 있고 예의가 바르고 성실하며 머리가 좋고 사태 파악을 잘 하고 꼼꼼해서 자기 몫을 잘 하는 성격이라는 속설이 있다. 그리고 간지는 오행과 함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일생의 운수나 결혼 궁합 보기 등 수 없이 많은 곳에 이용되고 있다. 오늘 날 과학문명이 발달한 세상에서도 여전히 이용 되고 있음은 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60갑자는 60년을 주기로 순환하기 때문에 긴 역사의 입장에서 볼 때는 연속성이 없어 쉽게 한 시대를 가늠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다. 조선왕조 제14대 선조 25년, 임진(壬辰)년에 일본의 ‘도요도미 헤데요시(豊臣秀吉)’가 조선을 침략한 것이 임진왜란(壬辰倭亂)이고 다시 재침을 해온 것이 정유재란(丁酉再亂)이다. 이 두 번의 왜란 7년간의 전쟁을 치르며 결국 이순신 장군의 승전으로 일본을 패퇴시키고 전쟁을 종식 시킨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잘 알 고 있다. 여기서 당시 임진년과 정유년은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이었는지는 서기와 비교하지 않으면 쉽게 알 수 가없다. 정확히 계산하면 임진왜란이 발발했던 연도는 서기 1592년(임진) 4월 13일이고, 재란 을 일으킨 년도는 1597년(정유) 8월이었다. 두 왜란의 7년간 전쟁이 끝난 년도는 선조 31년, 1598년(무기) 11월 15일이다.
금년은 조선시대 왜군이 일으킨 임진왜란에 이어 재침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420년 전, 금년과 똑 같은 정유년이다. 난이 일어난다는 것은 반드시 전쟁에 의한 전재만은 아니다. 천재지변이나 전염병 확산도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지난해 종반에는 ‘고병원성조류인풀루엔자(AI)’가 거의 전국적으로 발생하여 지금까지 살 처분 된 닭과 오리가 2700만 마리가 넘을 정도이고 이에 따라 계란 품귀 현상이 나타나 계란 값이 상승하며 계란 대란을 예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육농가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계란을 재료로 하는 식당이나 제과 업체들도 큰 곤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들이 AI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있는데 농식품부의 사전 치밀한 방역대책이 부족했음이 지적되고 있다. 하필 닭의 해를 맞아서 새해 벽두부터 닭의 대 수난을 겪고 있으나 그래도 새해 첫새벽 붉은 닭의 상서로운 울음소리가 AI를 쫓아내며 온 누리에 퍼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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