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정유년 새해를 맞으며

문석흥 2016. 12. 28. 09:29

정유년 새해를 맞으며

 

 

   금년(2017)은 정유(丁酉), 닭의 해이다. 정유의 유()12()10번 째 순위에 있으며 닭을 상징한다. 특히 금년은 닭 중에도 붉은 닭이라 한다. 그것은 정유의 앞에 간()이 정()임으로 정은 5()에서 에 속하고 는 성질상 붉은 색이기 때문이다. 붉다는 것은 밝다는 뜻이요 밝다는 것은 총명하다는 뜻으로도 해석 된다. 닭은 캄캄한 어둠 속에 여명을 알리는 상서로운 조류이다.

   지금은 전 세계가 거의 서기연호를 사용하지만 우리는 서기와 간지(干支) 연호를 함께 쓰고 있다. 간지는 10간과 12지의 조합으로 총 60개의 간지를 이루며 이를 육십갑자라 한다. 정유는 60갑자 중 34 번째이다. 12지는 12종류의 동물로 상징되며 매 해 별로 태어나는 아이는 다 같이 같은 동물을 상징하는 띠를 갖는다. 그럼으로 금년에 탄생하는 아이들은 모두가 닭띠가 되는 것이다. 닭띠는 선견지명이 있어 미래를 대처하는 능력이 있고 예의가 바르고 성실하며 머리가 좋고 사태 파악을 잘 하고 꼼꼼해서 자기 몫을 잘 하는 성격이라는 속설이 있다. 그리고 간지는 오행과 함께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일생의 운수나 결혼 궁합 보기 등 수 없이 많은 곳에 이용되고 있다. 오늘 날 과학문명이 발달한 세상에서도 여전히 이용 되고 있음은 참 아이러니 한 일이다.

   60갑자는 60년을 주기로 순환하기 때문에 긴 역사의 입장에서 볼 때는 연속성이 없어 쉽게 한 시대를 가늠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있다. 조선왕조 제14대 선조 25, 임진(壬辰)년에 일본의 도요도미 헤데요시(豊臣秀吉)’가 조선을 침략한 것이 임진왜란(壬辰倭亂)이고 다시 재침을 해온 것이 정유재란(丁酉再亂)이다. 이 두 번의 왜란 7년간의 전쟁을 치르며 결국 이순신 장군의 승전으로 일본을 패퇴시키고 전쟁을 종식 시킨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잘 알 고 있다. 여기서 당시 임진년과 정유년은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이었는지는 서기와 비교하지 않으면 쉽게 알 수 가없다. 정확히 계산하면 임진왜란이 발발했던 연도는 서기 1592(임진) 413일이고, 재란 을 일으킨 년도는 1597(정유) 8월이었다. 두 왜란의 7년간 전쟁이 끝난 년도는 선조 31, 1598(무기) 1115일이다.

   금년은 조선시대 왜군이 일으킨 임진왜란에 이어 재침한 것이 지금으로부터 420년 전, 금년과 똑 같은 정유년이다. 난이 일어난다는 것은 반드시 전쟁에 의한 전재만은 아니다. 천재지변이나 전염병 확산도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바로 지난해 종반에는 고병원성조류인풀루엔자(AI)’가 거의 전국적으로 발생하여 지금까지 살 처분 된 닭과 오리가 2700만 마리가 넘을 정도이고 이에 따라 계란 품귀 현상이 나타나 계란 값이 상승하며 계란 대란을 예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육농가의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계란을 재료로 하는 식당이나 제과 업체들도 큰 곤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들이 AI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있는데 농식품부의 사전 치밀한 방역대책이 부족했음이 지적되고 있다. 하필 닭의 해를 맞아서 새해 벽두부터 닭의 대 수난을 겪고 있으나 그래도 새해 첫새벽 붉은 닭의 상서로운 울음소리가 AI를 쫓아내며 온 누리에 퍼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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