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달라져 가는 '설'의 모습

문석흥 2017. 1. 22. 16:27

달라져 가는 의 모습

 

 

    올 해도 어김없이 설을 맞는다. 올 해 설날은 양력으로 127일 금요일인데 설날을 전후하여 연 3일간의 법정 공휴일인데다 마침 연휴 마지막 날이 일요일이라 이럴 경우 다음날인 30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 됨으로 4일간의 연휴를 즐기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설은 예로부터 음력 정월 초하루로 지켜왔는데 일제 강점기 시절 일제가 강제로 양력설을 지키게 했다. 해방 후 대한민국이 수립되고 나서도 공식적으로는 양력설을 인정했지만 대부분 농촌 지역에서는 음력설을 지킴으로서 신정 구정으로 이중과세가 되었다. 이 이중과세의 논란이 문제가 되자 1985, 구정을 민속의 날로 제정하여 하루를 공휴일로 정함으로서 사실상 구정을 설날로 인정하게 된 것이다. 그 후 198921,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고쳐 음력 11일을 전후하여 3일 간을 공휴일로 제정함으로서 구정의 이름을 떼고 본래 이름인 을 되찾게 되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설은 새로운 한 해의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는 뜻이 담긴 우리나라 4대 명절 중에 하나로 그 중에서도 새해 시작하는 첫 날이기에 여러 가지로 설을 맞는 의미가 다른 명절에 비해 각별하다. 우선 설날이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다 같이 나이를 한 살씩 먹게 된다. 섣달그믐, 즉 전해 1231일에 출생한 아기도 하루만에 2살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지켜내려 오는 설날의 풍습으로는 설날 아침에 온 가족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는 일, 어른들에게 세배 드리고 덕담을 나누며 아이들은세뱃돈을 받는 일, 묘소가 있는 경우 성묘를 하는 일이다. 그리고 설날의 놀이로는 윷놀이, 널뛰기, 썰매타기, 팽이치기, 쥐불놀이 등이 있지만, 윷놀이는 실내에서도 가능해서 쉽게 하지만 그 외 놀이는 요즘은 흔히 볼 수 없으며 특별히 민속공연 행사 같은 데서 볼 수 있거나 설날에 고궁에서나 볼 수 있다. 아니들도 이런 놀이 보다는 스마트폰 게임에 더 몰두한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생활환경이나 생활양식도, 사람들의 의식도 많이 변했다. 따라서 설도 그 전통은 이어가지만 설에 담긴 의미나 세시 풍습은 다양하게 변해가고 있다. 농경 사회에서 산업사회화 되면서 도시 집중화 되고 따라서 대가족 구조에서 핵가족화 되어 부모 자식 간에 떨어져 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설이 닥아 오게 되면 귀성으로 교통 대 혼잡의 현상이 나타난다. 차례 상에 올릴 음식도 집에서  정성을 다해 손수 만들기도 하지만, 지금은 전문 업체가 생겨서 필요량만큼 주문 해다가 차리기도 한다. 또 형제들이 모이다 보면  부모 유산 분배, 부양문제로 가족 간에 불화 끝에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도 가끔씩 발생한다. 이런 일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세상 사람들이 다 가난을 벗어나 부유한 삶을 소원한다. 그러나 막상 그 소원이 이뤄 졌다 해도 특히 노년층들의 마음은 인정이 메마르고 삭막해 져 가는 것을 느끼며 오히려 지난날의 가난했던 시절, 이웃 간에 서로 나눠 먹고 상부상조하며 인정이 넘쳤던 그 시절의 향수에 젖어 들기도 한다. 시대가 바뀌어 가며 매사 정성과 노력 보다는 편이와 실리 위주로 변해 가는 것, 어쩔 수 없는 현상인 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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