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변해가는 우리 말

문석흥 2021. 6. 14. 09:41

변해가는 우리 말

 

문 석 흥

 

   요즘 일상생활 속에서 오가는 말 중에 얼른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이 많다. 특히 나이 든 세대들에게는 더욱 그럴 것이다. 알지 못할 외래어도 많이 섞어 쓰지만 외래어는 그렇다 치고 우리말인데도 뜻풀이를 해야 할 판이다. 말이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사회 전반에 걸쳐 예전에 없던 새로운 문물이 생겨나기 때문에 자연 생활문화가 따라서 바뀌게 되고 특히 말의 변화가 더 많은 것 같다. 예전에는 좀 생소한 말이 있다면 지역 사투리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국어사전에도 없는 말이 부지기수다.

   이런 말들을 보통 신조어라 한다. , 새로 만들어진 말이란 뜻인데 아직까지는 신조어 사전이 따로 나온 바도 없지만 자연스레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중에는 새로운 말로 생겨난 것도 있고 기존에 사용하던 말을 중간에 한자씩 뽑아내어 준말로 된 것도 있다. 너무도 많지만 지면 관계로 몇 가지 예를 들면,

* 준말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코시국--코로나19바이러스 시국

좋못사--좋아하다 못해서 사랑함

아묻따--아무것도 묻지 말고 따지지도 말고

스불재--스스로 불러온 재앙

* 신조어

방가--반갑다.

망충--자기 자식밖에 모르는 무개념 엄마

--황당하게 어이가 없을 때

빡친다--짜증난다, 화난다

헬조선--한국 사회는 지옥 같다는 뜻

   이렇듯, 말의 변화는 자연현상이라 볼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국어교과서를 통해 우리말의 표준어를 아무리 잘 익혔어도 일상생활에 부딪히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신조어에 동화 되게 된다. 기존에 있던 말 중에도 욕설 같은 막말도 있지만 신조어 가운데도 저속, 악성 신조어가 퍼져 나가는 것도 문제다.

   유네스코는 199710, 훈민정음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으며 한글이 전 세계의 몇 안 되는 문자 중에 하나인 데다 그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영어 알파벳은 26, 일본어는 48, 한글은 24(자음14, 모음10)로서 같은 소리글자지만, 영어와 일어는 300여 개의 소리 정도 표현하지 못하지만, 우리 한글은 11,000여 개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중국의 한자는 뜻글자로서 수천 개의 글자를 가지고 있지만, 400여 소리 밖에 못 낸다. 소리글이라면 무엇보다도 많은 소리를 표현할 수 있어야 문자로서 그 기능을 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점이 바로 우리 한글의 우수성 중에 하나다.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에 있는 것도 우리 한글의 빠르고 많이 편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우수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랑스러운 우리말 우리글을 마구 쏟아지는 알지 못할 신조어나 막말로 구길 수는 없는 일이다.       평안신문 2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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