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사원 ‘인턴’ 하면 의과대학을 마치고 전문의가 되기 위해 일정기간 병원에서 실습을 하는 수련의로만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회사나 은행 공공기관에도 인턴이 있다. 즉 대학을 갓 졸업했거나 졸업 예비생들을 뽑아서 길게는 1년에서 몇 개월, 짧게는 1개월 정도로 약간의 보수를 지급하며 현장 경험을 시키는 제도인 것이다. 이 기간이 끝나면 정식으로 채용이 된다는 보장도, 다음 취업의 가산점도 혜택도 없다. 인턴 기간에도 일다운 일도 못하고 겉돌다 끝나는 실정이다. 그리고는 또 다른 인턴 자리를 얻고자 고민해야 한다. 이젠 인턴이라는, 대학 출신자들이 취업하는 중간과정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겠지만 의료기관도 아닌 일반 직장에서 왜 이런 인턴 제도가 필요한 것인가? 요즘 대학을 갓 졸업했거나 이제 졸업을 앞둔 젊은이들이 갈 곳이 없어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가 되는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 만들어 낸 궁여지책이 아니겠는가. 그나마 인턴 자리도 많은 경쟁을 뚫고 들어가야 하는 실정이다. 비록 우리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경제 침체를 맞아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연일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 비관적인 발표를 들어야 하는 요즘, 청년 실업자 당사자들은 물론, 그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불과 3~40년 전까지만 해도우리에게는 가난을 운명으로 여기고 대물림을 하며 살아 왔던 지난날의 역사가 있었다. 부자가 되었을 때 가난했던 시절을 잊지 말라고 했다. 우리는 국민소득 60~ 80불에서 2만 불에 이르는 동안 60~ 80불의 시절을 잊고 살아 왔다. 초등학교도 못 다녔던 시절에서 대학 진학률이 80%가 넘고 미국에서는 아직도 한국 유학생이 제일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고 한다. 끊임없이 벌이는 개발 재개발 건설 건축으로 논 한 평의 보상비가 30만원을 웃돌고 작은 아파트하나가 3억 원이 넘는다. 또 웰빙 바람을 타고 우리의 생활수준은 한없이 높아졌다. 그러나 당분간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보이질 않는다. 이제는 다시 절제하고 낮추는 지혜를 짜내야 할 것 같다. 지금 와서 보면 그 동안 애써 축적한 부의 관리도 잘 못 했으며 고급 인력도 계획성 없이 양산한 것이 들어난 것이다. 해머와 전기톱, 촛불과 쇠파이프의 폭력과 시위 같은 것 이젠 다 없애 버리고 몇 개월짜리 인턴사원 자리라도 얻고자 노심초사하며 인터넷을 뒤지고, 수없이 취업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있는 수많은 청년 실업자들에게 눈길을 돌려야 하지 않을 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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