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해마다 이날이 돌아오면 스승의 은혜를 기리는 갖가지 기념 행사들이 전국의 각 급 학교에서, 관련 단체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올 해는 세월호의 침몰 사고로 참사를 당한 학생들을 추도하며 유가족들의 슬픔을 함께하고 위로해야 하는 아픈 마음으로 대부분 추도의 행사로 보냈다.
이번 사고에서 승객의 생명을 일차적으로 책임지고 탈출 시켜야 할 선장과 선박요원들은 기울어져 물속에 잠겨가는 선체 안에 400명이 넘는 승객을 그냥 둔 채 먼저 구조선을 타고 탈출을 했다. 그리고 구조의 요청을 받고 현장에 해경 경비정이 왔건만, 해경은 선체 안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배에서 탈출하는 선장과 선박요원 그리고 일부 바다로 뛰어내린 승객만 구조한 한 것 뿐, 배는 바다 속으로 침몰하고 만 것이다. 그런 긴박한 속에서도 남유철 선생님, 고창석 선생님, 최혜정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줘가며 탈출 시키고 자신은 끝내 살아나오지를 못했다. 최혜정 선생님은 대학을 졸업하고 단원고에 초임교사로 부임한 25세의 처녀 선생님이라 한다. 선생님은 sns에 “걱정하지 마, 너희부터 나가고 선생님은 나중에 나갈게”라는 글을 남겼다. 이 외에도 구출되지 못한 선생님 대부분은 배의 아래 위층을 오르내리며 아이들의 탈출을 돕다가 참사를 당하고 만 것이다. 이토록 선생님들은 제자들을 살리고자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은 살신성인의 정신을 끝까지 발휘한 참 스승의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또 구출되어 나온 강 교감선생님은 진도 체육관에서 학부모들과 함께 보내면서 많은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침몰된 선체 속에서 구출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인솔책임자로서 뼈저린 죄책감을 느끼고 체육관 근처 야산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다. 강 교감은 유서에서 “수학여행은 내가 추진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고 간다. 모두에게 미안하다. 죽은 후에 화장해서 침몰한 바다 위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한 너희들과 함께 저승에서 선생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요지의 마지막 가는 자신의 심정을 남겼다. 강 교감은 교감이 되어 단원고에 초임 발령되어 온 53세의 전도유망한 교감이었다. 325명의 학생과 14명의 교사를 인솔하고 간 수학여행의 총 인솔책임자로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이런 극단의 길을 택했을까.
지금 학교는 공교육의 불신과 교권마저 한없이 추락되어 있다. 교사가 학부모에게 멱살을 잡히고 폭행을 당하고 거기다 학생들마저 교사의 훈계에 반항하고 폭행까지 서슴지 않는 풍토가 되었다. 이런 속에서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한 명의 학생이라도 더 탈출시키려고 끝까지 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하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선생님들의 살신성인의 모습은 진정한 스승이요 영웅이었다. 한편 인솔 책임자로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참사 현장을 보면서 통절한 책임감을 지고 자살로서 현지에서 생을 마감한 교감 선생님이 계셨다는 것도 교육자의 순수한 양심을 보여 줌이 아니겠는가. 이런 선생님들이 아직도 학교와 학생들을 지키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을 다시 한 번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하늘같은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일말의 책임감도 못 느끼는 부패한 공무원과 사실상의 그룹 회장으로서 검찰의 소환에도 불응하고 잠적하고 있는 불량 종교인이자 기업인, 이런 인물들이야 말로 다시는 이 사회에서 발을 못 붙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사고로 참사하신 일곱 분의 선생님과 아직도 수습 못한 네 분 선생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슴에 새기며 슬픈 스승의 날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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