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관심병사의 총기난사

문석흥 2014. 7. 4. 09:39

관심병사의 총기난사

 

   동부전선 최전방 GOP에서 동료 병사들과 경계근무를 마치고 생활관에 돌아오던 임모 병장은 동료병사들을 향해 수류탄을 터트리고 소총을 난사하여 5명이 죽고 7명이 부상당하는 총기 사고가 또 일어났다. 임 병장은 그 즉시 무장을 한 채 도주하여 다음날 추격하는 부대원들과 대치 중에 총격을 가하여 소대장에게 총상을 입혔다. 그는 결국 스스로 자살을 시도하였으나 총탄은 왼편 가슴과 어깨 쪽을 관통하여 즉시 후송되어 수술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그는 수사과정에서 부대원들이 자신을 왕따 시켰고 없는 사람 취급을 했으며 초소 벽면에 자기를 비하하는 만화를 그려놓았다고 진술을 했다한다. 그는 또 인성검사에서 처음에는 관심병사 A급으로 판정 받았었는데 그 후 검사에서는 B급 판정을 받아서 지휘관 재량으로 초소 근무 명도 받고 따라서 실탄과 총기 휴대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관심병사란? 군부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성격상 문제가 있어서 자살이나 구타, 가혹행위, 총기사건 등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정상 병사와 분류한 병사들이라 한다. 입대 전후 인성검사와 지휘관 면담을 통해 분류하며 정도에 따라 A, B, C급으로 나뉘어 A금은 특별관리대상, B급은 중간관리대상, C급은 기본관리 대상으로 나눠 각 기 급에 따라 관리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합리적으로 잘 하고 있음을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일이 아닌가. 그런데 왜 이런 엄청난 총기 사고가 일어난다는 것인가? 적군도 아닌 같은 초소, 같은 생활관에서 복무하는 동료 병사가 그것도 선임 병사가 동료 병사들에게 총격을 가한다니, 그리고 적과 근거리에서 마주하고 있는 최전방 초소에서 말이다. 졸지에 아무런 이유도 없이 총탄에 맞고 숨진 그 젊은 병사와 가족들의 울분 또 중경상을 입고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부상 병사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참담한 일인가. 이런 군대라면 어떻게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내겠는가.

   필자가 군에 복무 하던 시절(55년 전), 그 당시는 신병 훈련소 입소당시 지능검사 정도 해서 한글 미 해득 자를 찾아내어 별도 부대 내 공민학교에 가서 일정기간 교육을 받는 정도였다. 그리고 특별히 인성검사를 통해 관심병사를 가려낸 바도 없었다. 단지 동료들이 같이 생활하는 과정에서 어딘가 좀 부족한 한 병사에게 고문관이라는 별칭을 붙여 바보 취급을 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렀다고 그런 병사들이 엉뚱하게 총기사고를 일으킨다던지 이상행동을 한 법도 없었다.

   그 당시는 병사들의 급식이나 각종 보급품 등이 취약했고 병사들의 인권 같은 것은 별로 존재한 것 같지 않았다. 툭하면 선임자들에게 얻어맞고 기합 받고 사역도 많이 했다. 이런 공포와 긴장의 연속상태에서 복무해서인가 군기도 엄했고 고생스러웠어도 무사히 만 3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제대를 했다. 군에 입대한 당사자들도 군에 보낸 가족들도 걱정을 하면서도 다 같이 겪어야 할 일, 또 군대란 다 그런 곳이거니 하고 견뎌 낸 것이다. 지금의 현실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극진한 보호 속에 마음껏 개성을 신장시키며 티 없이 곱게 자랐다. 그에 맞추어 사회 환경이나 군대 환경에도 현대화된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군에 입대하는 장정들도 다 고졸 이상의 학력 소지자들이다. 기왕에 사전 검사를 통해 관심병사들을 분류했으면 그들이 온전하게 군복무를 마치고 나올 수 있도록 더 체계적인 관리체계가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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