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노인대학

문석흥 2014. 7. 6. 17:05

 

노인대학

 

 

   ‘대학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는 제일 상위 급의 학교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런데 노인대학이 있다는 것을 노인들 이외에는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다. 노인대학은 전국의 시 군단위 지역에는 다 있으며 대부분 사단법인인 대한노인회 시군 지회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교회나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도 더러 있다

   노인회 지부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은 공공시설인 사회복지회관 내에 있는 강당이나 강의실, 그 외 여러 특별 활동실을 이용한다. 입학 자격으로는 65세 이상 남녀 노인으로 학력 제한도 없으며 같은 시 군 내에 거주하면 다 입학이 가능한데 매년 3월에 모집을 하고 수료는 12월에 한다. 수업 년 한은 2년이며 여름, 겨울 방학이 있으며, 기본 수업 시수는 주 2시간 씩 년간 33주간 총 66시간을 이수한다.

교육과정으로는 교양강좌와 노래교실 그리고 특별활동으로 대별 하는데 교양강좌와 노래교실은 주 2시간 기본 시간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모두 다양한 특별 활동으로 짜여 있다. 특별활동 내용은 노인 수준에 맞는 취미나 특기 종목으로 운영 되며 각 자가 활동 종목을 선택해서 자유롭게 수강한다. 강사들은 지역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지도한다. 교양강좌의 강사는 전 현직 대학 교수나 꼭 석 박사 출신이 아니더라도 지역의 자원 인사 중에서 그때그때 초청한다. 그리고 년 1~2회 선진지 견학 행사도 실시한다.

   필자도 교양강좌의 강사로 초청되어 관내 노인대학에 가끔씩 나가 강의를 한다. 강의를 갈 적마다 느끼는 점은 비록 노인들이지만, 젊은이 못지않은 의욕과 생기가 넘쳐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강의에 임하는 태도가 진지하며 감정도 풍부해서 조그마한 표현에도 잘 웃고 감동의 박수도 잘 치곤 한다. 어찌 보면 필자도 이분들과 같은 시대를 살아온 비슷한 세대이다. 그래서인가, 서로간의 감정이 통하고 이해 소통이 잘 되어 만족한 한 시간의 강의를 마치곤 한다.

   오늘의 노인 세대들은 대부분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초등학생 정도에서 해방을 맞고 분단 상황에서 6.25의 전란을 겪고 이어 4.19 혁명, 5,16 혁명, 새마을 운동,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풍상과 고초를 거쳤다. 그 결과 오늘의 이 풍요를 누리게 된 역군이었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이 풍요로운 삶의 덕인가, 평균수명이 해마다 연장되어 우리 사회도 100세 시대를 맞는 고령사회가 되었다.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은퇴 후에도 20~30년의 여생이 있어 인생 2모작이란 말이 나올 만큼 노후 제2의 삶의 계획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이 시대의 노인들에게는 살아오는 동안 가족 부양, 자녀 교육을 위해 혼신을 다 했을 뿐, 자신의 노후에 대한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빈손으로 맞게 되고 오히려 노인 4(빈곤고, 고독고, 무위고, 질병고)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노인들도 많다.

   정부에서도 노인 복지를 위해 이미 지하철 무임승차와 고궁 무료입장의 등의 혜택도 주고 있지만, 노령 기초연금 지급, 일자리 마련, 요양시설 확충, 의료혜택 확대 등 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노인대학 운영에도 지자체의 지원이 있음은 감사한 일이다. 이제 고령시대를 맞는 노인들도 변화하는 시대 조류에 맞춰 의식의 변화와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인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는 노인대학 시설을 증설하여 더 많은 노인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취미와 특기 활동을 통하여 삶의 활력을 찾고 후세대들에게 부담을 덜어 주며 보람 있는 여생을 살 수 있도록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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