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변해 가는 명절의 모습

문석흥 2016. 9. 19. 07:20

변해 가는 명절의 모습

 

 

   우리나라의 전통 명절이 여럿 있지만 현재 우리가 지켜 내려오고 있는 명절은 설과 추석뿐이다. 이 두 명절은 공휴일로 정해서 지킬 정도로 거의 전 국민이 옛 풍습대로 명절을 보내고 있다. 명절 음식으로 설에는 떡국을, 추석에는 송편을 그 밖에 나물과 전 그리고 산자나 약과, 다식, 강정 같은 전통 조과를 만들고 여러 실과로 차례 상을 차리고 먼저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난 다음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음식을 먹으며 가족의 소중함과 정을 나누는 기쁨과 행복의 날로 보낸다. 그리고 묘소가 있는 경우에는 미리 벌초를 하고 명절 당일에는 성묘를 하며 설에는 어른께 세배를 한다. 한편 설과 추석에는 각기 전통 놀이도 즐긴다.

   이것이 대체로 우리 모두가 명절에 지키는 전통 풍습이다. 그러나 이런 명절의 풍습도 해가 갈수록 변해져 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벌초는 대행업체에 맡겨 하고 차례 음식은 시장에서 이미 만들어진 것을 사다 쓰거나 처음부터 맞춤 차례 상을 주문하기도 한다. 지방도 일일이 쓰지 않고 컴퓨터에서 출력하여 복사기를 통해 쉽게 뽑아낸다. 차례도 성묘를 겸해서 묘소에서 미리 지내고 가족이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이런 사례들에 대해 정성이 부족하다 하여 부정적으로 여기기도 하지만, 한편 생각하면 이 시대 현실에 맞는 일이 아닌가도 여겨진다.

   지금 우리사회는 모두가 자동화 분업화 되었고 음식이고 물건이고 제품화 되어 언제 어디서고 손쉽게 필요한 것을 필요량만큼 선택 구매할 수가 있고 그것도 택배를 통해 집에 앉아서 받을 수가 있는 편리한 디지털시대가 된 것이다. 인간이 편리를 추구하는 것은 자연현상이다. 인류의 조상인 원시인들이 돌을 깎아 연장으로 사용하면서부터 출발하여 꾸준히 생활의 편리한 도구의 연구 개발을 거듭하며 오늘날의 이런 문명사회를 이룩한 것이다. 이런 생활의 변화와 시대의 변화는 사람들의 의식의 변화를 일으키게 한다. 요즘에 와서 전통적으로 지켜오던 명절의 풍습이 변해 가는 것도 이런 의식의 변화에서 오는 것으로 이해가 된다. 거기다 의식에 대한 세대차가 벌어지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명절에 도시에 사는 며느리들이 시골 시댁에 가서 명절을 보내고 올 때 시어머님이 정성껏 써서 차에 실어 준 명절 음식들이 고속도로 휴게소 쓰레기통에 버려지기도 한다.

   이제 시대도 바뀌고 사람들의 의식도 바뀌었다. 매년 명절 때 마다 교통 대란과 함께 사고 건수도 늘어만 간다. 명절에 모여 형제간에 부모 자식 간에 재산 때문에 다투고 심지어는 살인 사건도 벌어진다. 지금은 옛날처럼 대가족 시대도 아니다. 명절 때만 흩어졌던 가족이 만나 보니 반갑기는 하지만, 요즘 와서는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다는 말이 생겨났다. 전통이라 해서 맹목적으로 옛 풍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만이 옳은 일은 아닌 것 같다. 명절의 의미는 새기되 형식은 그 가정마다 상황 따라 달리 하는 것도 바람직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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