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간 후 생각나는 제비
문 석 흥
근래에 와서 제비를 좀처럼 볼 수가 없다. 제비는 따뜻한 남쪽에서 살다가 봄이 되면 우리나라로 날아와 여름을 나고 가을이면 다시 따듯한 남쪽(강남)으로 돌아가는 철새이다. 그래서 〈가을〉이라는 동요에도 나오는 가사를 보면
가 을 (작사 백남석 작곡 현제명)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서
남쪽나라 찾아가는 제비 불러 모아
봄이 오면 다시 오라 부탁하노라
여기서 남쪽 나라 또는 강남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중국 양쯔 강 이 남 지역을 강의 남쪽이라는 의미로 강남이라 한 것이라 한다. 즉, 지금의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있는 지역을 말한다. 제비는 원래 복을 가져다주는 길조로 알려져 왔다. 그래서 제비가 봄에 와서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치고 여름을 나는데, 배설물을 쏟아내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어도 헐어내지도 않고 오히려 보호를 했다.
제비는 몸매도 날씬하고 민첩하여 사람들도 제비처럼 깔끔하고 날씬한 사람을 물 찬 제비라고 까지 부른지 않았던가. 또 흥부전에 나오는 흥부네 집에 보물이 나오는 박 씨를 물어다 준 이야기 등 제비는 호감을 주는 철새였다.
그랬는데 어째서 요즘에 와서는 제비를 볼 수 없는 지? 전문가들은 산업화 이후 도시화로 농경지가 줄어들고 현대식 건물이 늘어나며 제비가 둥지를 틀만한 공간이 사라진 것을 이유로 든다. 그리고 제비가 둥지를 튼다 해도 주변에 예전처럼 유기농법이 아닌 농약이 살포 되어 있어 거기에서 먹이를 구해다 먹고 산란을 하면 알껍데기가 얇아 저서 부화를 해도 새끼의 생존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또 근래에 와서 지구의 온난화 현상에 따른 기후의 변화로 동식물의 생태에도 영향을 받아 종류에 따라서는 퇴화가 되거나 변종 또는 멸종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지구의 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 되는 기체를 온실가스라 한다. 이 온실가스의 종류로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등이 있는데 주로 공장에서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되는 온실가스가 많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지면 겨울이 사라질 수도 있고 여름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그래서인가 요즘에 와서는 봄과 가을의 길이가 전에 비해 짧아진 느낌이 든다. 매년 가을이 되면 강남으로 돌아가려는 제비 떼들이 전깃줄에 빽빽이 앉아 있었는데 그런 모습을 수가 없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더 이상 제비 서식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 라고 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뚜렷했던 사계절의 경계가 점차 흐려져 가고 있음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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