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잎보다 꽃이 먼저

문석흥 2024. 5. 21. 15:57

잎보다 꽃이 먼저

 

 

문 석 흥

 

  긴 겨울 동안 가지만 앙상하게 볼품없이 남아 겨울철을 보낸 나무에도 봄이 오면 잎도 나오기 전에 일부 나무들의 가지에서는 꽃들이 먼저 피어난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른 봄에 피어난 꽃들로는 개나리, 진달래, 벚꽃, 그리고 뒤를 이어 살구꽃 배꽃 등.

  이렇게 고운 봄꽃이 지고 나면 잎이 돋아나기 시작하며 봄은 물러가고 여름이 다가선다. 그토록 곱고 가냘픈 꽃이 어떻게 봄이 오는 줄 알고 잎보다도 재빠르게 먼저 피어날까? 식물은 대개 씨로 번식을 하기에 그 씨를 만들기 위해서는 꽃 중심부에 있는 암술과 수술이 있어서 수술의 꽃가루가 암술에 접착되는 즉, 수분(受粉)이 되어야 한다. 이 수분 현상은 꽃 자체의 기능이 없어 매개체가 있어야 하는 데, 그 매개체는 바로 벌이나 나비이다. 이 매개체를 유인하여 성공적으로 수분을 함으로써 씨와 열매를 맺어 종족의 번식을 가능케 하기위해 꽃이 먼저 핀다고 한다. 한편 벌과 나비 같은 수분의 매개체는 꽃의 암술 아래쪽에 있는 꿀샘에서 꿀을 흡입하기 위해 꽃을 찾아 날아들며 그러다 보면 자연 수분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렇게 수분 과정을 마치고 나면 꽃잎은 서서히 시들어 떨러져 가면서 잎이 나기 시작한다. 여름이 되어 잎이 무성해 짐과 함께 광합성작용이 왕성해짐으로 영양 공급이 충분해 지고 따라서 열매와 씨가 무르익게 된다. 이렇게 꽃은 자신의 종족 번식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일찍이 꽃피는 시기를 맞춤으로서 먼저 피어나서 수분의 매개체를 유인하여 수분을 성공적으로 완성하여 번식을 보장 받고 스스로 지고 마는 것이다. 참으로 신비스런 일이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다 같은 생명체로서 종족의 번식은 본능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가능한 것이라 하겠다.

  이제는 고왔던 봄꽃도 다 시들어 떨어지고 어느새 5월을 맞는다. 5월은 온대지방인 우리나라 계절로는 여름이 시작되는 달이다. 식물은 여름철에는 풍부한 영양으로 성장의 계절이 되어 가을은 결실을 보게 된다.

  그런데 요즘 와서 우리의 실정은 이와 반대로 저 출산 시대를 맞고 있지 않은가. 누구보다도 출산의 장본인인 청년세대들의 의식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첫째 결혼 출산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이다. ,결혼에 대한 긍정보다는 부정적 추세다. 청년 3명 중 1명만 긍정인데, 그 이유 중에는 결혼 자금 부족, 결혼 필요성 못 느낌, 출산 후 양육부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비 결혼 동거의 추세이다. 결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는 생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둘째로 저 출산에 대해서는 결혼을 해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가 53.6%(2022)로 여자 65% 남자 43.3%이며,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둘 수 있다는 응답자의 비중도 꾸준히 증가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필요하다면 저축정자로 임신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시대의 따른 변화라면 이 또한 어쩔 수 없겠지만, 종족 번식의 생명체만이 갖는 본능만은 살아남아야 될 일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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