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사乙巳년
문 석 흥
‘설’마저 지냈으니 이제는 완전한 새해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이중 과세라 해서 음력으로의 1월1일. 설을 못 지내게 한 때도 있었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음력으로 설을 지켜왔기에 국가에서 아무리 법령으로 정해서 양력 과세를 강행하려 해도 공직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 외에는 양력과세를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금은 공식적으로 설이 음력으로 정해 젓기에 이를 두고 시비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오늘의 ‘설’ 로 공식으로 정해진 것은 1989년도로 기억 된다. 당시는 ‘민속의 날’, ‘민속 절’ 등의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지금은 전 세계가 다 양력 연호를 공식으로 사용하지만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몽골 등 한자 문화권 국가에서는 음력 연호를 함께 사용한다. 거기다가 간지干支 연호도 함께 사용 되고 있다. 해마다 각 기관에서 발행하는 2절지용지 크기에 매 월별로 인쇄된 12 매 자리 월력을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집집마다 벽에 걸어 놓고 다 달이 넘겨 가며 한 눈에 다 볼 수 있어 편리함을 준다.
여기서 간지干支라 함은 다 아는 바이지만, 간干은 천간天干이라 하여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 10자와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12자의 지지地支의 조합을 60갑자甲子라 한다. 이 60갑자는 맨 첫 자 갑자甲子로 시작하여 맨 끗자 계해癸亥로 끝난다. 특히 지지의 12자는 각기 동물로 표현되어 흔히 ‘띠’로 표현한다. 즉, <자(쥐) 축(소) 인(호랑이) 묘(토끼) 진(용) 사(뱀) 오(말) 미(양) 신(원숭이) 유(닭) 술(개) 해(돼지)>. 그래서 금년 을사乙巳년에 태어난 아기들은 뱀띠가 된다. 같은 띠 중에도 색으로 표현되는데 갑甲과 을乙의 띠를 가진 사람은 청, 병丙과 정丁의 띠는 홍, 무戊와 기己띠는 황, 경庚과 신辛ㄸ은 흑, 임壬과 계癸는 백이 된다. 즉, 올해 태어난 아기들은 푸른 뱀띠가 되는 것이다.
이 띠는 흔히 민가에서 자녀들 결혼 할 때 궁합을 보는 데도 일차적으로 이용 된다. 이는 띠에 속하는 동물들의 특성을 보고 서로 상생이 될 것인지, 서로 상극이 될 것이지를 우선 판단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사람들이 장래를 예측 못하는 불안한 마음에서 오는 행위이 이지만, 지금의 AI시대에 맞는 일일까?
지난 시절, 이런 행위들을 미신 행위라 해서 미신타파 운동이 벌어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도 완전히 타파된 상태는 아니다. 좋게 이해해서 민속으로 보아야 할는지…….
올해가 을사년이기에 120년 전 1905년 에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하여 강제적으로 맺은 ‘을사보호조약’의 해이기에 각별한 생각이 든다. 그 후 36년간을 일제의 식민치하에서 이 민족이 얼마나 압박과 설음에서 살아 왔던가. 을사년을 맞으며 그 시절을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