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필

오지않는 제비

문석흥 2025. 8. 4. 16:34

오지 않는 제비

 

 

문 석 흥

 

  요즘은 봄이 와도 좀처럼 제비를 볼 수가 없다전문가들은 도시화로 농경지가 줄어들고 현대식 건물이 늘어나며 제비가 둥지를 틀만한 공간이 사라진 것을 이유로 꼽는다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더 이상 제비 서식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다라고 했다기상청 서울관측소에선 2007년 이후 제비가 공식 관측된 기록이 없다고 했다. 생태전문가들은 과다한 농약 살포로 환경오염과 각종 환경 호르몬의 직간접적인 섭취로 수컷 정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보며, 제비가 살수 없는 자연 환경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요즘에 와서는 주택들이 거의 콘크리트 집이고 창문은 있지만 유리창이기에 유리창이 열려 있지 않는 한 제비가 둥지를 틀기 위해 집안으로 날아들 수도 없고 또 들어 온 들 제비가 집을 지을 조건이 되지 않는다. 제비는 옛날식 목조가옥에 처마 밑이나 대청 석가래 밑에 둥지를 지었다.

  제비는 겨울철에는 따듯한 동남아 지역에서 보내다가 봄이 되면 찾아오는 철새이다. 그리고 그 매끈하고 날렵한 몸매를 가졌으며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해충을 잡아먹는 유익한 조류이어서 길조로 칭송을 받는 조류이다. 그래서 소설 흥부전에도 등장하며 주역을 하지 않았던가.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하고 인정 많은 흥부가 제비의 부러진 다리를 잘 치료해 주었다. 그 은해로 제비는 이듬해 봄에 다시 오면서 박 씨 하나를 물어다 주었다. 흥부는 그 박 씨를 심어 잘 가꿔서 크게 자란 박을 톱으로 베이자 박 속에서 돈궤와 쌀 궤가 나오고 커다란 기와집과 수많은 하인들이 나왔다. 이렇게 하루아침에 가난에서 벗어나 큰 부자가 되었다. 이 소식을 들은 놀부는 제비 다리를 억지로 부러뜨리고 치료했더니 이듬해 제비가 물어온 박 씨를 심어 키워서 켜보니 오물과 도깨비와 거지 떼가 나와 놀부의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이 이야기는 어려서 다 들어 왔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마음씨가 못 되고 욕심이 많아 남의 물건을 탐하고 심술이 고약해서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하고, 흥부는 가난했지만 마음이 곱고 주변사람을 돕는 심성을 가졌기에 마을 사람들은 흥부는 착하고 놀부는 나쁜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사람들의 좋고 그른 심성에서 오는 행동에 대한 교훈적인 이야기 이지만, 그렇다고 세월이 아무리 바뀌어도 놀부나 흥부 같은 인간형은 늘 공존하며 살아간다.

 지금도 환경 개선을 꾸준히 해 가고 있지만, 오염된 이 환경을 친환경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그래서 강남 갔던 제비도 다시 돌아옴으로서 각박한 생활환경 속에 좀 더 생기 있는 봄을 맞이하였으면 한다.

 

 

 

 

'수 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월따라 계절따라  (4) 2025.08.05
여름의 추억  (3) 2025.07.28
일본 홋가이도 여행  (5) 2024.08.28
패딩 옷  (0) 2024.03.12
가을이 간 후 생각나는 제비  (1) 2023.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