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흥 |
2008-08-18 20:52:27, 조회 : 100, 추천 : 0 |
수모당하는 교권 <평안신문 사설 원고> 요즘 학교 현장에서는 선생님들이 학부모에게, 학생에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충북지역의 어느 초등학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식사 시간을 정해 주고 그 시간 내에 못 먹고 온 학생에게 벌을 주고 반성문을 쓰게 한 것 때문에, 학부모들한테 무례한 질책과 사표까지 강요당하다가 끝내는 학부모와 학생 앞에 무릎 꿇고 눈물로 사죄하는 일이 있었다. 또 인천의 어느 중학교에서는 종례 중이던 담임교사가 앞에 앉은 여학생의 머리를 만지는 남학생을 제지하자 밖으로 나가면서 담임교사를 밀어 넘어트리고 발길로 걷어차는 폭행을 한 일도 있었다. 이 모두가 초년 젊은 여교사들이 당한 수모들이다. 어쩌다 이렇게 교권이 다른 사람도 아닌 학부모와 제자에게 무참히도 수모와 침해를 당하고 있는가? 식사와 관련된 사건은 결과적으로 아이들이 체하고 구토를 하는 사태까지 일으키게 한 것은 사려 깊지 못한 방법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이들의 불규칙한 식사 습관을 바로잡고 시간 관렴을 갖도록 하겠다는 그 의도만은 그르다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결과만을 가지고 교사에게 무례한 질책과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할 정도로 모욕을 준 학부모의 그 이성을 잃은 행동은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학부모들은 지나치게 자식을 비호하고 오직 성적 일등 만들기에만 집착하고 생활지도나 인성교육에는 안중에도 없다. 학교에서는 교과지도와 생활지도를 통한 전인교육을 하는 곳이다. 그러나 편향된 교육관을 가진 학부들은 오직 교과 성적만을 위한 사교육 쪽에 사실상 사활을 걸고 학교는 제도교육기관이기에, 공인된 졸업증서 취득만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정도다. 이것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인 것이다. 교육은 국가 사회의 미래이며 발전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작금의 이런 교육풍토에서 어떻게 우리의 미래와 발전을 낙관할 수가 있겠는가? 정치의 발전도, 경제의 발전도 교육이 병들고 학교가 죽어 간다면 모두가 다 사상누각일 일 뿐이다. 이런 속에서도 청주기계공업고등학교 어머니회에서, “우리 아들을 회초리로 때려서라도 올바르게 가르쳐 주세요”라는 뜻이 담긴, ‘사랑이 회초리’를 학급 수대로 39개를 만들어 교장선생님께 전달했다는 얘기는 신선한 감동을 준다. 이제라도 사경에 있는 교권을 되살리고 선생님들을 존경하고 권위를 세워드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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