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난장판이 된 오피스텔 청약 접수 현장을 보면서

문석흥 2013. 11. 29. 19:12

난장판이 된 오피스텔 청약 접수 현장을 보면서(작성일 : 2007-03-21 )
문석흥  2008-08-18 21:20:33, 조회 : 126, 추천 : 0

장판이 된 오피스텔
청약 접수 현장을 보면서

지난 12일, 인천 송도의 한 오피스텔 청약 신청 접수 과정에서, 대기 중이던 수많은 신청자들이 일시에 몰려들어 서로 먼저 접수하겠다고 밀치며 제치며 뒤엉켜 난장판이 된 현장의 모습을 TV 화면을 통해 보았다. 이 난리 속에서 10여 명이 다쳤으며 결국 경찰이 동원되어 겨우 진압은 되었지만 더 이상 접수가 불가능해지자 건설회사측이 현장 접수를 중단했다 한다.
이 오피스텔은 123 채를 12일 단 하루만 청약 접수를 하기로 하자, 3일 전부터 신청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여 모델하우스 앞에서부터 근처 도로에까지 2km의 장사진을 이루며, 천막을 치고 또는 박스 속에서 담요, 비닐을 쓰고 밤새워 자리를 지키며 줄서기를 하는 진풍경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신청 접수가 시작되면서 번호표도 없는 사람들이 새치기를 하자 현장은 곧 욕설과 몸싸움으로 번지며 난장판이 된 것이다. 참 부끄럽고 한심스런 일이다.
3일전부터 청약 신청자들이 노숙을 하면서까지 줄서기를 하고 있는 것은 누가 봐도 혼란을 예견할 수 있을 것인데 이를 보면서도 현장접수를 단행한 회사측의 태도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느 신청자는 회사에서 오피스텔 선전을 위해 일부러 저지른 일이라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신청자가 이렇게 1만 5천여 명이나 몰려들어 밤샘 줄서기를 할 정도면 즉시 우편 접수나 인터넷 접수로 방법을 바꿀 수도 있고 접수 기간도 좀 여유 있게 잡을 수도 있을 법 한 일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도대체 아파트도 아닌 오피스텔 청약까지 왜 이 난리란 말인가? 알고 보니 이 지역은 투기 과열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이지만, 오피스텔은 법적으로 주택이 아니라 전매가 가능하고 자격기준이 특별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청약방식의 제한도 없다 한다. 게다가 분양가가 주변 오피스텔 시세에 절반 정도인 평당 650만 원이다보니 누구든지 당첨만 되면 큰 차액의 이득을 볼 수 있으니 이처럼 청약 열기가 높았던 것이다.
투기 지역에 분양 정보만 있으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어 분양을 받기 위한 난리를 치른다. 여기에 모여드는 사람들은 실수요자라기보다는 거의 다 전문 투기꾼이나 떴다방들이다. 이들은 전문적인 수법을 동원하여 당첨을 받고 전매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얻고 결국 집값만 오르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통해 요즘 집값이 하락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전문 투기꾼들의 뿌리를 근본적으로 뽑기 전에는 투기 행위는 늘 있을 수밖에 없다.
각종 법적 규제를 통해서라도 투기 근절을 하고 영구적 집값 안정을 추구해 나가야겠지만, 남이야 어떻게 되었던 투기를 해서 나만 축재하고 배불리 살겠다는 그런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자숙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