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독친(毒親)이 된 부모

문석흥 2014. 11. 24. 16:16

독친(毒親)이 된 부모



 

 

   요즘 조선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내가 모르는 내 아이>라는 주제의 내용 속에 부모들의 지나친 자녀들 성적 욕심 때문에 불행한 아이들이 속출하고 있음을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런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부모를 자녀 인생에 독이 되는 부모라는 뜻으로 독친(毒親)’이라 했다. 이런 독친은 아이들에게 생의 초기에 스트레스를 줌으로써 청소년 화병(火病)을 유발하고 아이들의 성격형성에도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부모가 성적으로만 몰아세우는 바람에 아이는 학교 성적을 조작하여 부모에게 보여 주기도 하고 일기에는 엄마를 죽이고 싶다고 까지 쓴 사례도 있다. 견디다 못한 아이는 한강에 투신자살을 한 아이도 생기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초고교생이 사흘에 한 명꼴로 자살하고, 자살 원인의 1위는 가정문제로 나타났다. 또 한 조사 연구에 의하면 ‘2014년 한국 행복지수 국제 비교 연구에서도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회원국 평 100에 비해 746년 째 OECD 국가 중 최하위라 했다.

   또 어떤 경우는 아이의 생각이나 희망 같은 것은 일체 무시하고 오직 1등 유지만을 위한 공부만을 하게하며 엄마가 끼고 돌아 지나친 과보호로 제 나이 수준에 맞게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하는 아이가 되기도 한다. 어떤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도록 오줌을 자리에 싸고 자고 나서 제 옷도 제 손으로 못 챙겨 입는다고 한다. 이런 아이를 둔 박 씨라는 엄마는 아동심리학 박사이기도 하면서 아이가 저렇게 된데 대한 자기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배운 대로 안 된다고 말했다 한다. 특히 고학력의 부모, 고위직에 있는 부모일수록 아이들의 성적에 대한 집념이 무섭게 나타난다고 한다. 어느 교육감은 자신들의 성공 경험에 집착해 자녀에게 너도 할 수 있다며 채찍질하고 그게 아이의 행복으로 연결된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했다.

   요즘처럼 이런 독침 부모들 밑에서 오로지 공부하는 방법만 익혀온 아이들에게서 나타는 특징은 친구를 사귐에서나 생활 속에서 닥치는 고민이나 고통을 견뎌내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는 접이다. 그러다 보니 마음의 병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여기에 비하면 구세대들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가? 거의 부모의 무관심 속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속에서 인내력과 문제 해결력을 스스로 키워간 것이 아니가 한다. 그래서 부모의 도움 없이 자수성가한 사람이 많다. 얼마 전 미수다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국 유학생들에 이야기가 떠오른다. 한국에 와 보니 부모들이 대학 등록금까지 내 주고 집까지 사주며 결혼 시켜주는 것을 보며 놀랍기도 하고 부러웠다고 했다.

   짐승들도 보면 새끼를 낳아 어는 정도 자랄 때까지는 어미가 지극 정성으로 새끼를 돌보며 모성애를 발휘하다가 자주능력이 생길 때가 되면 언제 그랬느냐 할 정도로 가차 없이 떼어 버리는 모습을 본다. 요즘 우리 부모들의 자식을 공부시켜 출세시키고 재산까지 모두 물려주려는 그 정성은 가히 세계 어느 나라 부모가 따르랴. 그에 비해 자식들은 자신들을 위해 평생을 바친 노부모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기는 커녕, 형제들간에 유산 싸움을 벌이며 노부모를 거리로 내 모는 경우도 흔히 본다. 옛날에는 노후 보장을 위해 자식 농사를 잘 지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자식 농사 잘 짓는 것은 자식들 간에 재산 분쟁을 부른다고 한다.

   마약이나 알코올, 도박에 심취한 사람들이 해독인 줄 알면서도 끊지 못하는 것은 이미 중독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독친이 된 부모들도 그런 상태가 된 게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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