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 이 말은 고려 말의 장군이요, 정치가였던 최영 장군의 아버지 최원직이 아들 최영에게 이른 말이다. 지금 같은 황금만능 시대에 이 말이 어울릴까마는 마침 김영란법이 등장하고 있으니 그래도 새겨봐야 봐야 할 것 같다.
지난 3월 3일, 경기도 포천에서는 몇 년 전에 이혼한 전남편에게 음료수 병에 소량의 맹독성 제초제를 몰래 타 넣어 이를 모르고 마신 남편을 죽게 했고, 현재 재혼한 남편과 시어머니에게도 농약을 소량씩 음식에 섞어 장기간 먹게 하여 그로 인해 생긴 병을 앓게 해서 결국 죽게 하고, 보험금을 받아 자신은 사치와 방탕 생활을 한 40대 주부 노 모여인이 결국 경찰에 잡혔다. 그는 심지어 전남편 사이에 낳은 자신의 딸과 전 시어머니에게도 이런 방식으로 죽임을 시도했다 한다. 또 지난 3월 27일 경기도 화성시의 한 농촌 마을에서는 75세의 노인이 엽총으로 86세와 84세의 친형과 형수를 죽이고 이 사건을 신고 받고 출동한 파출소장에게도 총을 쏘아 세 사람을 동시에 죽게 하고 자신도 자살을 했다. 이보다 이틀 전에도 세종시의 한 마을 편의점에서 50세의 강 모 씨가 편의점을 경영하는 전 동거녀였던 전 모여인과 현 동거남과 전여인의 오빠까지 세 사람을 죽이고 자신은 도주하여 금강 변에서 자살을 한 엽총 살인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세 살인 사건을 보면 다 돈이 관계되어 있다.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쪽이나. 못 주겠다고 하는 쪽이나 각기 그럴만한 이유야 있겠다만, 내 뜻대로 안 된다고 헤서 엽총을 들고 가서 쏘아 죽이는 극단적인 행동을 인간의 탈을 쓰고 어찌 할 수가 있는가. 또 보험금을 노리고 세 사람의 친족을 죽게 한 포천 여인의 수법은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살인의 가히 고단수라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산업화 되면서 개인의 소득이 증가하고 생활이 향상되면서 더 많은 것을 갖기 원하다 보니 돈 벌기에 경쟁심이 생겨나면서 인정은 메말라 가고 인간관계도 소원해져 가고 있다. 지난날 가난했던 농경 시대에는 하루 세끼도 먹기 어려워 죽을 쒀 먹으며 보릿고개를 넘기던 시절에는 그래도 인정은 있었다. 먹을 게 있으면 이웃 간에 나눠 먹고 품앗이라 하여 내 집일, 네 집일, 일을 서로 거둘어 주면서 품을 교환하곤 했다. 그래도 그 시절에는 이기심 보다는 이타심이 더 많았던 시대였다. 지금은 아파트의 벽하나 천장하나 사이로 위 아래 옆 인접해 살면서도 서로 내왕도 없으며 눈구인지도 모르고 산다. 그러다가 층간 소음이라도 생기다 보면 험한 말이 오가고 심하면 치고받고 난투극을 벌이다가 살인을 하기도 한다. 이웃간에 품앗이는커녕 속이고 사기하고 손해까지 끼치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행복은 꼭 재물이 많은 데서 오는 것도 아니다. OECD 조사 발표에 따르면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1위인 나라는 불교 왕국인 ‘부탄’이라 한다. 부탄은 히말리아 산맥 속에 위치한 국토면적 39km², 인구 70만의 국민 소득 3천불로 아시아권 나라에서는 하위급이다. 이런데도 행복지수가 높이 나온다는 것은 그들만의 오랜 전통을 지키며 환경을 보호하고 자연과 함께 동화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흔히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나‘ 라고 한다. 이렇게 말로는 돈보다 사람을 중시한다지만, 실생활 속에서는 돈에 죽고 돈에 사는 삭막한 세상인 것이다. 생명을 유지하며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물론 돈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돈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생명의 존엄함과 삶의 가치를 저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칼 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수학능력시험 (0) | 2015.03.24 |
---|---|
장수시대는 다가오건만 (0) | 2015.03.17 |
남(男)과 여(女)의 어제와 오늘 (0) | 2015.03.03 |
말은 성실하게 해야 한다 (0) | 2015.02.24 |
설날을 맞으며 (0) | 2015.0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