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석흥 2015. 3. 24. 06:57

대학수학능력시험

 

 

   며칠 전에 내년 수능(대학수학능력시럼) 출제가 바뀌어 진다는 교육부 발표가 있더니 이젠 또 작년 수준처럼 쉬게 출제된다고 번복 발표를 했다. 수능을 매년 치루고 나면 너무 쉽게 출제되어 만점짜리가 많이 나와서 문제이고, 또 어느 해는 너무 어렵게 출제되어 점수가 떨어져서 문제고 해서 그때그때 문제점 해결을 위한 출제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출제는 변별력과 난이도가 수험생 수준에 잘 맞게 내는 게 관건인 데 이점이 여의치 않아 결과가 빗나가면 응시자들은 대학 지원에 차질이 생겨 고민을 하게 된다.

   이렇게 수시로 수능 출제가 바뀌다 보면 고3 수험생과 학교 교사들이 시험 준비에 대한 일관된 방향을 잡고 집중할 수가 없다. 여기에 뒤에서 늘 자녀들의 시험공부를 노심초사하며 지켜보고 있는 학부모들은 수능의 난이도가 높아지면 높아지는 대로, 낮아지면 낮아지는 대로 불안감을 지울 수 없어 학원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것이다. 당국에서는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학교 수업을 충실히 이수 하면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수험생이나 학부모나 이 말을 미덥지 않게 여긴다.

   대학 진학에서 수능은 첫 관문이다. 다음으로 대학 별로 치루는 논술 고사나 면접시험이다. 원서만 내면 원하는 대학에 누구나 무난히 들어갈 수 있다면 무엇이 걱정이랴. 그러나 입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남보다 한 점이라도 앞서야 합격할 수가 있는 풍토에서는 입시에서 실력 경쟁은 불가피한 일이다. 똑같은 학교 환경에서 똑같이 공부를 해서는 불안한 것이다. 남처럼 해서는 남과 같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작용되다보니 남보다 하나라도 높아지려면 사교육에 의존 할 수밖에 없다. 흔히 공교육이 부실해서 사교육을 포기할 수 없다며 공교육에 책임을 돌린다. 역시 사교육에 얼마나 많이 투자했냐에 따라 분명 결과는 달라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관록 있는 유명 학원에는 시험을 거쳐 등록이 가능할 정도다.

같은 교사로부터 같은 교재로 학습을 해도 학습의 효과는 개인차가 있게 마련이다. 그러기에 학습효과가 낮은 학생에게는 능력 수준에 맞는 학습과 반복 학습을 통해 성적을 향상시키고, 우수층 학생들은 더 발전적인 학습을 위해 방과 후 학습을 도입하여 고액의 사교육비를 절감하고자하는 데도 학부모들은 이마져도 불신하고 사교육으로 치닫는다. 심지어는 밤늦도록 학원공부 하고 학교에서는 책상 엎드려 자는 하생이 있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폭력교사로 곤혹을 치루는 경우도 생긴다. 반면 학원에서의 엄격한 지도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 없이 수용하는 풍토가 된 것이다.

   남보다 더 실력을 높여 명문대학에 가려는 그 욕망을 우리 같은 경쟁 사회에서 탓할 수는 없다. 이런 명문지향, 출세지향 사회 분위기가 존속하는 한 사교육을 인위적으로 제도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럴수록 교육당국에서는 입시제도에 대해 그때그때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시로 바꾸지 말고 한번 정해진 제도를 일정한 기간 동안 변동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 그래야 수험생이나 교사가 도중에 바뀌는 새 제도에 혼란이 없이 시종 일관된 목표 하에 시험공부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국의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서울에 있는 명문대 진학률을 공개하여 순위를 매기거나 각 고등학교 교문에 학생들의 대학 합격 현수막을 걸어 놓는 일도 삼갔으면 한다. 이런 일들이 지나친 경쟁심을 자극할 뿐더러 이에 따른 부정적인 사례로 해마다 성적부진 비관 자살행위가 현실로 나타고 있음도 간과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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