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장수시대는 다가오건만

문석흥 2015. 3. 17. 07:36

장수시대는 다가오건만

 

   근래에 와서 ‘100세시대라는 말을 예사롭게 듣는다. 동서고금을 통해서 장수는 인간의 소망 중에 하나였다. 당나라의 시인 두보(杜甫)의 시 곡강(曲江) 중에 있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예로부터 사람은 칠십을 살기가 어렵다)에서 보듯이 예전 사람들은 수명이 아주 짧았음을 알 수 있다. 칠십 세를 고희(古稀)라 하는데 이는 두보의 시 고래희의 준말이다. 두보는 그의 말대로 칠십을 못 살고 59세로 마감했다 한다. 조선왕조의 27 왕 중 60세를 넘었던 왕은 다섯 왕밖에 없었다.

   그래서인가 장수에 관한 전설 같은 이야기도 많다. 삼천갑자 동방삭 이야기나 진시황제의 불로초 이야기 또 우리나라에도 삼년고개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 망상에 불과한 것이고 실제로는 60 환갑까지만 살아도 장수한 것으로 여겨 환갑이 되면 환갑 축하연을 거창하게 벌였다. 또 환갑을 넘겨 살다가 죽으면 호상(好喪)이라 하여 축제 분위기의 장례를 치렀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은 1970년에는 남 58.6세 여 65.5세 평균 62, 2000년에는 남 72.2세 여 79.6세 평균 75.9, 2014년에는 남 78.5세 여84.1세 평균 81.3세로 여자가 남자보다 6~7년 더 길고 평균수명이 1970년 보다는 2014년에 와서는 19년이나 늘어난 것이다. 최근 20년 간 우리나라의 평균수명 증가율이 OECD 국가 중 1위에다 노인 빈곤도 1위라 한다. 수명의 연장 요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국가의 경제성장과 국민 생활환경의 향상, 의료혜택 등을 들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 빈국대열에서 단기간 내에 유례없는 경제 급성장을 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대열에 들어 섰다. 이것이 평균수명 증가의 요인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고령화 추세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도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600만으로서 곧 고령화 시대로 들게 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가 되면 초 교령 사회라 하는 데 고령인구가 이 추세로 늘어 가면 2026년이면 초 교령 사회가 된다 한다. 문제는 고령인구는 늘어가는 대신 저출산 현상으로 생산인구가 줄어든다는 데 있다. 현재 가임여성 1명의 평균 출산 수는 1.2명으로 이 추세로 가면 2100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인구의 절반이 된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되면 생산인구 (15~64)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경제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퇴조해 가는 현상이지만 이쯤 되면 우리의 전통적이 미풍인 경노우대와 효친 사상은 이 땅에서 없어져 버릴는지도 모를 일이다. 옛날에는 자식농사를 잘 짓는 게 노후 보장이라 했는데 이제는 자식은 남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자식이 여럿이다 보면 부모 재산을 놓고 싸움을 벌이고 급기야는 소송에 이르기까지 한다. 요즘 와서 불효소송 사건은 실제로 있다고 한다. 부모가 늙으면 부양을 할 것을 조건으로 자식에게 재산을 증여 해 주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은 관계로 부모가 자식을 상대로 재산을 반환하라는 불효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송까지는 아니더라도 요즘 자식들이 노부모를 부양 부양하지 않는 사례는 흔히 있는 일이다.

   앞으로 노인 문제는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 같다. 빈곤 노인들의 자립을 위한 일자리마련과 또 몸이 불편한 노인들의 요양시설이 급선무이며 따라서 생산인구 증가를 위한 출산율 증가 정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100세의 장수시대를 맞는 우리 앞에 결코 행복만이 기다리고 있을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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