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發
겨울의 시작이라는 '입동'과 추위의 시작이라는 '소설'도 지났으니 이젠 북풍한설의 엄동설한만이 우리의 삶의 현장 앞에 다가오고 있다. 겨울은 삼라만상이 다 활동을 멈추고 생명만을 유지 보호하며 은둔하는 계절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예부터 겨울이 오기 전에 월동 준비를 철저히 하며 살아 왔다.
지난날 농경사회 시절, 우리 농촌에서는 월동 준비로서 김장을 담그고, 지붕에 영을 엮어 새로 얹고, 나뭇간에 나무를 해서 가득 쌓았다. 이것이 세 가지 월동 준비의 기본이었다. 지금의 월동 준비와는 사뭇 다른 형태이지만, 외형이나 방법이 현대화 되고 편리한 것만 다르지 근본적인 준비태세는 다를 바가 없다.
특히 김장은 겨울철에는 채소 농사를 할 수가 없기에 겨울에 채소 식품을 섭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겨울이 오기 전에 미리 김장을 해 담그게 된 것이다. 김장 시기는 대개 입동을 기해서 하는데 지역에 따라서 그 시기는 다소 다르나 기상청 발표로는 경기 서울 의 올 김장은 11월 말에서 12월 초가 적기라고 했다. 김장은 김치를 미리 해서 담가 두는 것을 말하는 데, 그 어원을 보면, 김치는 원래 “지(漬)”-물에 담그다-에서 고려시대에는 “저(菹)로, 조선시대에 와서는 한자로 “침해(沈菜)”로 되어 “팀채” 또는 “딤채”로 발음하다가 “김치”로 되었다 한다. 김장 또한 “침장(沈藏)”에서 “팀장 또는 ”딤장“으로 부르다가 ”김장“이 된 것이다.
김장을 위한 김치를 만드는 데는 고갱이가 수북이 앉은 배추와 무 그리고 10여 가지가 넘는 양념이 주 재료이다. 우선 배추를 씻어서 쪼개어 소금물에 절여 배추 속에 수분을 적당히 뽑아내야 한다. 요즘은 상품화 된 절인 배추를 사다가 담그기도 하며 김치 공장에서 김치를 대량 제조해서 시장에 내 놓기도 한다. 어떻게 하던 김치는 반드시 손으로 만들게 되어 있지 기계화 하여 제조 할 수는 없는 게 특징이다. 다만 수제품 김치를 통조림으로 공장에서 대량 생산은 가능하여 현재 상품화 되어 유통되기도 한다. 다만 오래 보관할 수 없는 게 문제다. 그래서 옛날에는 김치를 담글 독을 땅속에 구덩이를 파고 독의 목 부위까지 묻고 그 안에 김치를 차곡차곡 담아 넣고 뚜껑을 덮어 짚으로 보온막을 둘러 동해와 부패를 방지 했다. 요즘은 김치 냉장고 있어서 김치냉장고 속에 담아 넣어 집안에서도 저장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김장은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우리 민족 고유의 월동 채소음식으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유산이다. 우리의 김장문화는 유네스코에 2013년 12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자랑스런 음식문화이다. 김장김치는 월동용 채소식품의 의미도 있지만, 풍부한 유산균과 영양의 보고이고 말로 다 형언할 수 없는 그 맛의 묘미는 우리 민족의 입맛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가 없다.
'수 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대품 1순위 (0) | 2016.04.25 |
---|---|
달라진 겨울나기 모습 (0) | 2016.01.18 |
금연구역 發 (0) | 2015.11.16 |
만추(晩秋)의 길목에서 (0) | 2015.11.07 |
느림의 문화 發 (0) | 2015.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