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필

달라진 겨울나기 모습

문석흥 2016. 1. 18. 20:48

달라진 겨울나기 모습

 

 

   겨울철에 우리네 삶의 모습의 변화가 어디 한두 가지이겠냐 만, 우선 의()와 주()생활면에서 많은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즘 거리에 나가 보면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옷이 웬만하면 다 패딩류들이다. 속에는 보온성이 우수한 오리털이나 거위 털을 용도에 따라 얇게 또는 두툼하게 깔고 넓게 또는 좁게 누빈 다양한 디자인들의 패딩옷을 입고 다닌다. 또 바지에도 안면에 기모가 깔려 있어서 이 또한 내복의 효율성을 함께 해주고 있다. 신발 또한 겉모양도 좋지만 신발 속 보온처리가 잘 된 다양한 종류가 있어 웬만해서는 발시러움을 못 느낀다. 그래서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도 이런 차림이면 얼굴을 제외하고 몸 전체는 한기를 못 느낀다.

   지난날의 겨울철의 옷은 속에 솜을 두고 검정 물을 들인 광목천으로 집에서 어머니가 바느질해서 만든 솜바지 저고리를 입었다 이 시절에서 조금 지나서는 양복시대가 왔다. 내복도 입고 겉옷으로는 모직 또는 합성 복지로 된 재킷과 바지 또는 점퍼를 입거나 아주 추운 날씨에는 두꺼운 모직 천으로 만든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외투를 입었다. .

   주거생활 또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은 도시 지역에는 거의 고층 아파트 단지로 되어 있고 아니면 다세대 빌라나 원룸 투룸형의 주거 형태다. 건물 자체가 외벽이나 창호, 지붕이 모두 단열 자제로 되었고 실내부에는 화장실 겸 욕실, 주방, 거실 침실 베란다 등 고루 다 갖추어 졌다. 난방 또한 보일러에 의해 온수가 방바닥에 깔린 파이프를 통해 순환되기에 고루 덥고 온 냉수가 주방이나 화장실에 항상 공급되고 있어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실내에서는 한기를 못 느끼며 편리한 생활을 한다.

   이에 비해 지난날의 주택은 대개 단층으로 나무 골조와 흙벽에 초가지붕이거나 또는 함석, 개와 지붕의 단독 가옥이었다. 화장실은 따로 떨어져 있었고 수거식이어서 악취와 위생과는 거리가 멀었다. 실내 난방은 나무를 때서 방바닥을 덥히는 온돌방 구조라 방안 전체가 고루 덥지도 않았고 외풍도 있어 추울 수밖에 없었다. 이보다 조금 발전되어 연탄을 사용하면서 아궁이만 연탄을 때도록 개조하여 연탄을 계속 갈아 주면 방바닥은 계속 온기를 유지했다. 그러나 주택 구조의 부실로 연탄가스가 새어나와 가스 중독 사고가 빈번했었다.

   관공서나 학교 같은 공공시설에는 나무나 갈탄을 때는 난로가 실내 난방의 고작이었다. 그나마도 기온이 영하 3도 이하로 내려가 난로를 피우도록 했고 그것도 연료 부족으로 온종일 땔 수도 없었다. 학생들은 아침에 등교할 때 개인 별로 장작 몇 가피 또는 불쏘시개로 마른 솔방울을 가져가야 했다. 요즘처럼 급식하는 시절이 아니라 직사각형의 알루미늄 도시락을 지참했기에 점심시간이 닥아 오면 난로 위에 도시락을 덥히기 위해 수북히 쌓아 올린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진풍경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시대를 살아온 노인 세대들은 오늘의 이 향상된 생활의 가치와 고마움을 피부로 느끼며 살지만 이 시대에 태어난 젊은 세대들은 현재의 삶의 수준에서의 출발이기에 더 향상된 삶을 기대할 뿐, 앞세대들의 지난날 살았던 시절을 한낱 옛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세대별로 삶의 경험이 이렇게 차이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가 짧은 기간 동안에 고도성장 발전해왔음을 입증함이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요즘 와서 경제가 침체되고 성장이 둔화 되면서 빈부 격차도 심해지고 청년 실업률이 날로 높아가면서 ‘3포시대’, ‘금수저’, ‘흙수저라는 이 시대를 풍자한 유행어가 나올 정도이니 어느 시대이건 모두에게 복지를 고루 누리는 만족을 느끼며 사는 시대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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