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날개
생활의 3대 요소가 의(衣), 식(食), 주(住)라는 것을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서에서 배워 왔기에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이 세 가지는 사람들이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하는데 어느 것 하나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 요소이다. 그 중에서도 옷은 사람의 몸을 보호하고 건강과 품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옷은 계절에 따라, 직업에 따라, 성별에 따라, 연령에 따라, 각기 그에 맞는 다양한 모양의 옷이 있는데 옷도 시대와 환경에 변화에 따라 재질이나 모양이 변화해 간다. 이와는 또 달리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고 고유의 모양을 간직한 채 계승하고 있는 민족마다 전통의상이 있다. 우리에게도 아름다운 고유의 전통 의상인 한복이 있다. 그러나 한복은 옛날에는 일상의 옷으로 입어 왔지만 요즘에 와서는 설날이나 그 밖에 명절 그리고 결혼식이나 생일 같은 경사에 주로 입는 예복처럼 되어 가고 있는 경향이다. 한편 우리는 예부터 흰색을 숭상하며 흰 옷을 전통적으로 입어온 백의민족이라는 자긍심을 갖기도 했었다. 지금도 옛날 장터거리나 3.1독립 만세운동, 8.15해방 때의 기록 사진을 보면 거리에 나온 사람들이 거의 다 흰색 옷을 입은 것을 볼 수가 있다. 물론 흰옷을 전통적으로 즐겨 입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 백성들의 생활이 궁핍했던 데도 원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러던 시절이 지금부터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에 이르면서 우리의 옷 문화도 많이 현대화 되었다. 가난에 찌들어 옷다운 옷도 제대로 못 입다가 그나마도 낡아서 해지면 여기저기 헝겊을 대서 기워 입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옷은 다양한 색상이 배합되거나 여러 가지 호화로운 문양이 새겨진 디자인의 옷으로, 마치 지난날 찢어지고 뚫어진 옷을 버리지 못하고 이 헝겊 저 헝겊을 대서 기워 입었던 남루한 옷이 호화롭고 맵시 있는 새로운 감각으로 디자인된 옷으로 변신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뚫어지고 찢어진 바지도, 아주 짧은 바지도 시대가 변하다 보니 새 시대의 감각에 맞는 멋을 창출하기도 한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세계 속에 다양한 문물을 접하게 되다 보니 사람들의 시각이나 의식이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변화의 물결 속에 자연 동화되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옷도 자연 유행을 타게 되어 있는 가보다. 우리에게는 ‘옷이 날개’라는 속담이 있다. 날개는 조류에만 달려 있는데 왜 사람이 입는 옷을 비유했을까? 조류는 그 몸 전체에서 날개가 최상이다. 날개는 나를 때에 펼쳐진 날개의 그 우아함이 사람이 아름다운 옷을 입었을 때 그 돋보임에 비유해서 나온 말이 아닌가 한다. 서양의 천사 그림을 보면 아름다운 날개가 달려있음을 본다. 우리나라의 선녀 그림을 보아도 길게 늘인 치맛자락에 나부끼는 옷고름이 돋보인다.
이 시대에 와서 옷은 옷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기능 이외에 옷을 입었을 때에 풍기는 멋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어 그 사람의 격에 맞는 품위를 나타내야 제대로 된 날개가 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