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3000억불 수출인데 경기는 왜 춥기만 한가

문석흥 2013. 11. 29. 19:00

3000억불 수출인데 경기는 왜 춥기만 한가 (작성일 : 2006-12-07 )
문석흥  2008-08-18 21:11:30, 조회 : 101, 추천 : 0

3,000억불 수출인데 경기는 왜 춥기만 한가
                                                                                                                                                      (평안신문 사설 원고)
이제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드디어 3,000억불을 돌파함으로서 지난 199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 11위의 수출대국이 된 것이다. 가발이나 원자재를 수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젠 세계 최첨단 기술인 반도체를 수출하는 이 시점에 오기까지 40여 년이 걸린 것이다.
1970년대 초, 전국 어디를 가나 관공서, 학교 건물에 또는 길가에 ‘100억불 수출 1,000불 소득’이라고 쓴 구호판이나 현수막이 나붙었던 것을 40대 이후 사람들은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그뿐이랴 마을 어귀나 들판에는 ‘건답직파 소주밀식’이라고 쓴 알쏭달쏭한 현수막이 걸렸던 것도 기억할 것이다. 이토록 민?관?군이 하나 되어 오직 경제 건설과 식량증산에 전력을 다 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100억불어치를 수출해서 1,000불의 소득을 올려도 살림의 숨통이 틀 것이라고 기대했던 목표치요, 마른논에 볍씨를 바로 뿌리고 물논에는 모포기 수를 적게 하여 총총히 심어서 조금이라도 쌀 생산량을 늘리자는 절규였다. 그런 기반이 있었기에 오늘 날 우리의 수출액이 그 시절 목표액의 30배가 되었고 소득이 18배나 오르지 않았는가.
  지금 와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정부의 경제정책이 분배에 중점을 두지만 않았더라면, 근로자들이 좀 더 참고 시위와 파업만 덜 했더라도 지금쯤 수출액이 4,000만불. 5,00만불, 소득이 20,000만불. 30,000만불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액이 앞으로 더 오를 전망이지만 수출의 질이 갈수록 떨어지고 수출의 증대가 곧 국민소득의 증대와 함께 이어지는 고리가 약해지는 우리경제의 구조가 무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어쨌든 지금 현재 3,000억불의 수출액과는 관계없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살림살이는 갈수록 어렵다는 것이다. 주머니는 가벼워져 소비는 줄고 시장 상인들은 장사가 안 된다고 울상이다. 주인 없는 빈 점포가 늘어만 가고 가는 데마다 불경기를 호소하는 소리뿐이다. 거기다 집값은 터무니없이 오르고 세금 또한 급격히 올라 모두가 불만이다. 정부로서도 어떻게 손을 쓸 묘안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자고새면 일상처럼 벌이는 정치권의 싸움이 아니라 경제 안정이다. 또한 각 노동단체, 시민단체들도 당장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좀 더 참고 견디며 시위나 파업 같은 것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옛날 ‘100억불 수출 1,000불 소득’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 국민이 하나 되어 뛰었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30,000불 소득의 시대를 하루 속히 앞당겨 우선 경제적 안정을 이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