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문석흥 2014. 9. 29. 11:31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은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의 패망과 함께 우리는 8.15 해방을 맞으면서 이승만 대통령이 미국에서 귀국하여 우리 국민에게 고한 말로 기억된다. 그러나 이 말을 처음 한 사람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 일컫는 벤저민 플랑클린이 한 말이다. 벤저민이 왜 이런 말을 했을까? 그는 당시 사람들의 비겁함과 이기적인데 호소하며 이해타산이 밝은 사람들에게 이타주의와 자기희생을 요구한 것이다.

   우리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도 대한민국을 탄생시킨 건국 대통령이다. 일제 식민통치를 벗어난 8.15해방 당시 우리 한반도는 무주공산이나 다름이 없었다. 남로당을 비롯한 좌익세력과 민주주의를 내세운 우익세력 한민당, 그밖에 정체불명의 단체들이 저마다 깃발을 들고 독립을 외치던 때였다. 그러나 결국은 독립된 단일국가를 못 세우고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남북이 분단된 채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이렇게 된 데는 2차 대전 전승국인 미 소 연합군이 전후 한반도에 남북으로 갈라 진주함으로써 한반도 독립에 대한 신탁통치 안을 놓고 그들의 노선이 다른 데서도 원인이 있었지만, 우리 민족 내부의 각 정치단체들이 단결은커녕 극심한 분열이 더 큰 원인이었다. 같은 시기에 유럽에서는 2차 대전에서 패망한 독일에 연합국 4개국(소련 미국 영국 프랑스)4개 지역으로 나뉘어 점령하여 독일 처리문제를 논의 하는 과정에서 당시 나치 히틀러에 의해 독일에 합병되었던 오스트리아는 국민들이 일치단결하여 연합국 측에 독일과 분리해 처리해 줄 것을 주장함으로서 결국 중립국으로 독립을 하게 되었고 독일은 동서로 분단국이 되지 않았던가.

   우리도 그 당시 신탁 반탁으로 나뉘어 투쟁하지 않고 오스트리아 국민들처럼 일치단결하여 일관되게 자주독립을 연합국 측에 요구하였더라면 지금처럼 분단국가는 되지 않았을 것 아닌가도 생각해 본다. 신라가 3국을 통일한 이후 고려왕조와 조선왕조를 이어 온 2000년의 긴 단일 왕조의 역사가 이제 우리 세대에 와서 다시 분단국가가 되어 전쟁을 치르고도 통일을 못 본 채 분단의 고통 속에 기약 없는 통일의 희망만을 안고 살아가는 불행한 민족이 된 것이다.

     그 원인은 분열이 무슨 숙명인양 우리의 체질 속에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남북 간에는 고사하고라도 당장 우리 대한민국의 현실을 봐도 그렇다. 국민의 삶의 직접 영향을 주는 법안들을 정하는 국회가 지난 5월 이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 못했으며 최근 정기국회가 개원은 했으나 여전히 세월호법에 막혀 아무 법안도 처리를 못하고 식물국회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실정이다. 여북하면 세비 반환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가. 국회뿐인가, 곳곳에서 일고 있는 집단이나 개인이기를 위한 시위와 투쟁, 무엇 하나 이해 집단 간에, 갑과 을 사이에 원만한 타협으로 평화로운 해결이 이뤄지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다. 촛불과 머리띠 어깨띠, 피켓, 플래카드, 조기, 상여, 단식, 농성 등의 현장이 연 중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이 아래 서민에서부터 위로 국회의원에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총체적 분열 현상이 아닌가.

   나의 희생보다는 남의 희생만을 앞세울 뿐, 이웃과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없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세월호 법도 민생법도 다 처리해야 할 중요한 법이다. 그러나 세월호법 하나 때문에 국회가 공전한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내주장만 있을 뿐, 양보하고 배려하고 합의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다. 합의 없는 결렬은, 단결 없는 분열은, 결국 파멸밖에 더 있겠는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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