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열 세계 최고의 명암
지난주, kbs 1tv 아침시간에 방영된 다큐미니시리즈 ‘인간극장’에서. 84세의 지팡이를 짚은 꼬부랑 할아버지 김복환 노인이 중학생이 되어 교복을 입고 손자 손녀와 같은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보았다. 김 할아버지는 충청남도 서산의 한 농촌 마을에서 평생을 농사일을 하며 노부인과 단 둘이서 살아간다. 그는 20대 초반 늦은 나이에 어렵게 중학교에 들어 갔는데 징집 영장이 나와 군에 입대하게 되어 2학년에서 중퇴를 하게 되였다. 공부를 중도 포기한 것이 평생의 한이 되어 있던 중 tv에서 어는 할머니가 수능에 도전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얻어 올 봄에 어려서 다녔던 그 중학교에 재입학 허가를 신청했다. 교장 선생님의 말로는 입학에 앞서 글씨쓰기와 몇 가지 상식 시험을 한 결과 한자도 잘 쓰고 문장 표현 능력도 있어 선생님들과 의론 한 결과 중학교 2학년 정도 수준으로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여 도교육청의 허락을 받아 2학년으로 입학을 허가 했다는 것이다. 김 할아버지는 입학하여 한 번도 결석 지각이 없이 출석하며 열심히 학교 수업을 잘 받고 있다며 칭찬까지 했다.
이런 만학의 사례는 가끔씩 보도가 되지만, 김 할아버지의 경우는 84세로 꼬부랑 할아버지가 되도록 열심히 농사일을 하며 자녀들을 키워 성가 시켰으면서도 자녀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지금도 자력으로 일을 하며 노후의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평생에 못 다한 공부의 한을 풀고자 그 나이에 중학교에 복학하여 다니고 있기에 깊은 감동을 준다. 김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은 일제 강점기였고 특히 농촌지역에서는 중학교는커녕 당시 국민학교도 못 가는 아이도 많았다. 또 당시는 의무교육이 아니었기에 월사금, 후원회비라는 명목으로 수업료를 내야 했다. 이 때문에 넉넉지 못한 가정의 자녀들은 학교를 포기해야 했다.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을 맞고 또 이어 6.25 전쟁을 겪으면서 국민들은 서서히 무지에서 탈피하고자 교육의 열망이 치솟기 시작하였다. 자식을 일만 시키려던 부모들의 의식이 바뀌면서 재산을 팔아서라도 공부시켜야겠다는 일념에서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까지도 서슴지 않고 보내기 시작했다. 그래서 한 때 대학이 우후죽순처럼 생겨 났고 대학을 우골탑(牛骨塔)이라고 까지 했다. 이는 시골에서 논 팔아 소팔아 대학을 보냈다는 뜻이 담긴 풍자 인 것이다.
그 결과 양성된 고급인력이 오늘날 현대화 된 국가로 발전하는데 기여한 바는 주지의 사실이다. 국토는 좁고 이렇다 할 자원도 없는 나라에서 오늘날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고 우리의 우수 인력들이 국제 사회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고 각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세계적이 불황 속에 우리의 국내 경기도 침체기를 맞아 쏟아지는 고급인력들이 갈 곳을 잃고 허탈감에서 실의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현실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취직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의 ‘3포시대’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가 되었다. 고급인력은 늘어나는 대신 일반 기능 근로인력은 줄어들어 그 자리는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 사람들아 와서 돈을 벌어 가는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는 자타가 인정하는 교육열 최고의 나라라는 소리를 들어 왔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우리 미국의 어린이들이 이제 베이징과 서울의 어린이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미국은 교육개혁을 통해서 나라를 재기하는 일에 한국으로 부터 교훈을 받아야 합니다.” 라고 할 정도로 한국의 교육열을 자주 극찬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동안의 버거운 사교육비를 쏟아 부어가며 무한경쟁으로만 몰아 세웠던 우리의 교육열을 되돌아보며 하고 싶은 공부, 재미나서 하는 공부 풍토를 열어 갈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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