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불효소송

문석흥 2015. 5. 31. 08:29

불효소송

 

 

   얼마 전 kbs 2tv에서 반영된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아버지 차순봉이 자녀 3남매에게 20살 이후에 들어간 모든 비용에 대한 반환 청구 소송을 냈다. 이 불효소송이 성립되어 장남 강재에게는 22천만 원, 장녀 강심에게는 18천만 원, 차남 달봉에게는 13천만 원을 반환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발단은 홀로된 아버지가 운영하는 두부 가게 건물을 3남매가 결탁하여 팔아서 나누고자 한데서였다. 게다가 이들 3남매는 지금껏 생활비 한 푼도 내지 않으며 아버지한테 얹혀 살고 있었다. 아버지 차순봉은 자식들을 잘 못 키운데 대한 자책과 또 이 불효의 자식들의 잘 못된 행동을 깨우치게 해 주고자 하는 의도에서 소송을 낸 것이다.

   드라마 속 이야기기에 흥미 있게 시청은 했지만, 그렇다고 아버지가 되어서 자식을 상대로 자식들에게 들인 비용에 대한 반환 청구 소송을 낸, ‘불효소송이라는 게 정말 있으랴 싶었다. 그런데 며칠 전 교도소에서 수형생활을 하며 뇌출혈 치료를 받고 있는 60대의 아버지가 20대의 자식이 치료비도 안 대고 잘 돌보지도 않는다며 불효소송을 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 아버지는 자식을 20년간 키워준 양육비를 12만 원씩 따져서 14,4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장을 낸 것이다. 그런데 소장을 접수한 법원에서는 20년간의 미성년 시기의 양육은 천륜으로, 당연한 부모의 의무인 만큼 이를 돌려달라고 한 것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장을 기각했다 한다. 옛날 고을 원님이 백성들의 다툼 사건을 직접 판결 할 때나 들어 보던 전설 같은 이야기가 오늘 날에 와서도 별로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일찍이 산업화가 된 서구 사회 사람들은 우리의 대가족 제도와 노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을 부럽게 여겼다. 그러나 우리도 이젠 산업화가 되면서 자녀들이 도시로 직장 찾아 나가면서 대가족제도는 붕괴 되고 핵가족화가 이미 되어 있는 실정이다. 또 대부분 맞벌이 부부의 가정이다 보니 자녀들의 가정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또 학교에서도 입시교육에 치중하다 보니 인성 도덕 교육이 소홀해 져서 자연 아이들이 왕자나 공주처럼 성장하게 된 데도 영향이 있는 것이다.

거기다가 평균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부모들이 은퇴 후에 생존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사실상 노부모의 부양이 부담스러워 지면서 효심도 사라져 가고, 모시고 있던 부모도 자녀들이 서로 안 모시겠다고 싸움을 벌이고 급기야는 노부모를 타지에 유기하는 사례도 간혹 생겨나고 있다. 심지어는 부모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조기 상속을 받기위해 부모를 협박, 폭행하거나 살해하는 사건도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서양에서는 자녀들을 고등학교까지만 양육하며 교육시키고 그 이후는 독립시킨다고 한다. 대학을 가게 되면 학자금도 융자를 받고 졸업 후에 갚아 나가거나 자기의 진로와 생계를 스스로 개척해 가는 철저한 자립정신을 가지게 한다고 한다. 이에 비해 우리는 어떤가? 대학을 졸업하는 것 까지, 결혼과 집 마련해 주는 것 까지 부모가 다 감당하며 그러고도 자립을 못하는 자녀들은 생계까지 책임지고 있다. 그래서 이런 무능한 자녀들을 빗대어 캥거루족이요, ‘빨 대족이요 하는 신조어가 나오고 있다.

   뒤늦게 자식들의 불효를 괘씸히 여겨 불효소송을 내느라 헛수고 하지 말고. 어느만큼 부모로서의 양육의 의무를 하고 더 이상 자녀들을 위해 재산을 남겨 상속을 한다든지 증여를 하는 풍조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부모들도 이젠 재산이 있다면 노후의 자금으로 굳건히 지키며 노후의 여유로운 삶의 설계를 해야 할 시대가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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