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럼

세대차

문석흥 2016. 4. 4. 16:19

세대차(世代差)

 

 

   같은 시대에 사는 비슷한 연령층의 사람 전체를 사전에서는 세대(世代)라고 설명하고 있다. 혈통적으로 보아 한 대가 다음대로 바뀔 때까지의 기간을 약 30년으로 본다. 그래서 한 집안에 3대가 함께 살고 있다고 하면 할아버지를 기준으로 아들 손자까지를 말한다. 3대의 기간을 모두 합치면 90년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50~60년 전 까지만 해도 대부분 3대가 한 집안에서 살아왔다. 그것은 그 당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80%가 농업에 종사했기 때문이다. 그 후 1970년대에 들어서 산업사회로 발전하면서 자녀들이 직장 찾아 나감으로서 34대의 대가족제도는 자연스럽게 붕괴되어 지금은 단대나 2대의 핵가족시대가 된 것이다.

   3~4대의 대가족 구조에서는 최고의 어르신이신 할아버지를 주축으로 하는 집안의 법도와 기강이 자연스럽게 세워져 있었다. 특히 효도의 정신과 가족 간의 언행 심사와 호칭 같은 예법이 철저히 지켜졌다. 그렇게 된 까닭은 다세대가 한집안에 살면서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 하는 효행과 여러 가지 예의범절을 보며 자연스럽게 익혀가기 때문이다.

   현대 핵가족 환경 속에서 자라난 신세대들을 보면 티 없이 맑고 고운 모습에 발랄하고 활기가 넘쳐 보이나 효행이나 예의범절에서는 부족한데가 많다. 반면, 큰 체격에 학력 수준도 높고 글로벌 시대에 살면서 시대감각이나 발전된 시대의 모든 문물에 능숙하며 해박하다. 이에 비해 구세대들은 멀리 뒤처져 바보의 처지가 되어가고 있다. 지금 이 시대에 살아가면서 일상생활 속에 잠시라고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있다면 휴대 전화일 것이다. 휴대전화도 그동안 얼마나 급속히 발전했는지 폴더 형에서 스마트 형으로 왔으며 그것도 4G, 5G니 해서 자고새면 성능이 앞질러 가는 다양한 신종이 나와 더 편리하고 신비스런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들은 자녀들이 이 신종 휴대전화를 사다 주워도 그 기능을 익혀서 제대로 활용하기에는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이며 오히려 더 골차만 아플 지경이다.

   컴퓨터 또한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없어서는 사회 기능이 마비될 정도의 중대한 기기가 되었다. 관공서나 학교, 기업, 은행 등 그 밖에 사회 각 계 모든 기관 단체 개인 할 것 없이 모두 연결 되어 있어서 각종 업무와 정보 통신은 컴퓨터로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이것을 못하면 컴맹이라 하여 그야 말로 이 시대에 낙오된 바보가 되는 것이다. 노년기의 구세대들은 신세대들을 따라가기란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그래도 포기는 말고 손자들한테 배워서라도 기본은 해야 한다.

   이런 새 시대 문명의 기기 면에서 맹인이 되는 것도 그렇거니와 일상용어 면에서도 언맹의 신세가 되어 가고 있다. 요즘 노년기 세대들이 모르는 사이 신세대들 사이에 통용되는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가 무수히 많다. 신조어 사전이 나와야 할 판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낄끼빠빠라는 말이 있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라는 뜻이다.

   곳곳에서 이렇게 세대차를 느끼며 살아가는 노년기 세대들, 이제는 젊은 세대들을 따라 배우며 다소나마 세대차를 좁혀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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