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맞으며
5월은 연록의 윤기가 흐르는 신록과 갖가지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고, 라일락과 아카시아의 향기와 더불어 한결 더 따사로운 햇볕과 함께 봄이 주는 계절의 정취를 흠뻑 들어내 준다. 그래서 이 아름답고 새 기운이 넘쳐 나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부르지 않는가.
이런 계절의 분위기와 함께 5월에는 5일 어린이날을 비롯해서 8일 어버이 날, 15일 스승의 날, 21일 부부의 날이 들어 있어 부모와 자녀와의 사이에, 한편 스승과 제자간의 정과 은공을 되새기며 기리는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가정은 부부를 중심으로 한 부모와 자녀들의 생활공동체로서 함께 살아가는 생활공간이다. 이런 가정 구성원 사이에는 혈연으로 맺어진 진한 관계이기에 부모는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정성과 희생으로, 자녀들은 또 부모에 대한 극진한 효성으로 도리를 다 함으로서 건실한 가정을 이뤄 가는 것이다. 그러기에 한 국가나 사회는 이런 하나하나의 가정의 구성체로 이뤄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으로 가정의 건실함은 국가나 사회의 건실함으로 이어지기에 가정의 중요성을 더욱 느끼게 된다.
가정 안에서 울어나는 사랑은 보답을 전제로 함이 없이 주기만하는 ‘아가페’적 사랑이다. 그러나 요즘 와서 전에 없이 부모 자식 사이에 소송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런 무조건인 사랑이 변질 되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요즘 아버지가 아들을 상대로 ‘불효소송’을 하는 것을 본다. 이는 대개 부모가 자식에게 노후 부양을 조건으로 재산을 증여 하였는데 재산을 증여 받은 자식은 부양을 이행하지 않음으로서 아버지는 그 자식에게 증여했던 재산의 반환 청구를 하는 송송이다. 그러나 이 소송의 경우 증여 당시에 부양의 조건을 확실하게 문서로 작성하여 증거를 남겨 두어야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구두로 부양을 약속한 증여는 근거가 없어서 증여한 재산은 반환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법적인 해석이다. 반대로 자식이 부모의 재산 상속을 청구하는 소송 사례도 있다
부모는 자식을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의무가 있고, 자식은 노부모를 부양해야 할 의무도 있다. 이것을 우리는 전통미덕으로 지켜 왔으며 이런 부모 자식 간의 부양의 의무를 민법에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의무를 부정하고 폭행과 학대를 하며 심지어는 살해를 한 사건도 실제 일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부모부양을 거부하고 학대하는 불효 행위에 대하여는 가정 내를 벗어나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효도법’이 국회 발의 된 상태라 한다. 이 법은 노후 부양의 조건을 담은 계약서가 없이도 구두로 약속하고 재산을 증여 했으나 불이행하여 증여한 재산반환을 청구한 불효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법이다. 이런 법이 생긴다는 것이 잘 된 것도 같지만,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부모 자식 간의 재산의 문제로, 불효의 문제로 법으로까지 정해서 다스려야 한다면 과연 가정이라는 천륜으로 맺어진 공동체의 존재가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또 법으로 효도를 강제화 한다고 해서 진정한 효자가 나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을 가정의 달을 맞으며 우리 모두 깊이 고민해 봐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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