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가는데 입동도 지나고 원색의 아름다운 단풍의 가을도 이제 끝자락에 접어들고 어느새 아침저녁은 쌀쌀해 지는 것이 벌써 겨울을 재촉하는 하는 것 같다. 1년 네 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각기 그 계절의 특성을 잘 들어내, 계절마다 느끼는 감각과 그에 따른 삶의 즐거움을 골고루 맞으며 사는 것도 이 땅에 태어난 이 민족의 축복이 아닌가 한다. 나는 1년 네 계절 중 어린 시절부터 겨울을 제일 싫어했다. 그것은 유난히 내가 추위를 탔기에 그 추위 때문에 겨울이 싫었든 것이다. 특히 어린 시절에는 춥기로 유명한 만주에서 살았었기에 그 인상이 아직도 뇌리 속에 화석처럼 새겨져 있어서일까. 어쨌든 지난 시절의 겨울은 너무도 추었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학교에서도 온통 추웠던 기억뿐이다. 주택이나 건물 구조도, 난방 형태도, 의복도 추위를 막기에는 모두가 부실했다. 난방을 위한 연료는 오직 나무와 연탄뿐이었다. 그러기에 지난날의 우리의 산은 헐벗고 강원도의 땅속은 탄을 캐 낸 빈 동굴만이 흉물처럼 남아 있다. 만약 지금까지도 나무와 연탄에 의존하였다면 우리의 산하는 지금의 북한과 무엇이 다르랴. 지금은 석유와 전기 덕에 춥지 않은 겨울을 보내고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주택이나 건물도, 사람들의 의복도, 옛날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선진화 되고 그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러나 걱정은 이제부터다. 우리를 춥지 않게 해주는 원동력은 석유인데 우리 땅에서는 불행하게도 그 석유가 나질 않는다. 외국에서 수입해 와서 소비자는 비싼 세금을 내며 사서 쓴다. 그나마 요즘 원유 값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기약 없이 오르고만 있다. 현대 산업사회에서 석유는 에너지의 근원이다. 그 석유의 과다 사용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지구를 더워지게 하여 지구환경이 바뀌고 기상체계의 이변으로 인류는 엄청난 재앙을 맞을 것이라는 학자들의 예고는 우리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나는 어린 시절 추운 겨울이 너무 두려워서 우리나라도 아열대 지방 같이 겨울 없는 기후가 되었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렇다면 이제 지구의 온난화로 우리나라도 겨울이 춥지 않은 따뜻한 겨울이 되는 것은 아닐까.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하고 정복하려는 인간의 오만함이 언젠가는 자연의 노여움 앞에 자멸하리라는 학자들의 예고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가을은 가는데 맞기 싫은 겨울, 앞으로 행여 사라질는지도 모를 겨울이기에 이제부터는 반기는 겨울로, 즐기며 많은 추억을 남기는 겨울로 맞이해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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