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필 132

추억의 주전부리

추억의 주전부리 문 석 흥 늘 다니는 길가에 조그마한 가게가 하나 있다. 이런 가게를 전에는 구멍가게라 불렀는데 지금은 규모도 크고 다양한 종류의 물품들이 잘 진열되어 있는 현대화 된 슈퍼마켓, 마트, 편의점 등이 생겨서 곳곳에 점유하고 있는 바람에 구멍가게는 그 위세에 밀려 자취를 감춰 좀처럼 보기도 쉽지 않고 그 이름조차 기억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그런데 나는 내가 사는 집 근처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구멍가게서 어린 시절에 자주 들려 사먹던 주전부리 깜 들이 엣 모습 그대로 소쿠리나 상자에 담겨 좌판 위에 놓여 있거나 더러는 가게 벽에 설치한 선반에 올려져 있는 것을 보며 옛 추억에 젖어 든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자주 사먹던 옥수수튀김, 뻥튀기 과자, 부채과자, 강정, 눈깔사탕 같은 옛 주전부리 ..

수 필 2023.03.10

휴대전화

휴대전화 문 석 흥 휴대전화는 우리가 다 아는 대로 문자 그대로 휴대하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는 손안에 드는 작은 전화기로, 핸드폰 또는 스마트폰, 모바일이라고도 한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필수 휴대품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휴대전화의 보급률은 94%로 사실상 거의 모든 국민이 거의 한 대씩 소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휴대전화가 대중화되기 전에는 동전을 넣고 통화하는 공중전화기에 가서 전화를 해야 했고 또 전화 교환국을 통해 상대편 전화번호를 알려 주어 연결하여 통화를 하기도 했다. 그 후에 다이얼 전화기가 나와 집에 앉아 전화기에 있는 전화번호 다이얼을 돌려서 직접 상대편 전화기에 연결되어 통화를 했다. 이제는 공중전화 부스도, 다이얼 전화기도 다 사라졌다. 그러나 ..

수 필 2022.08.17

가을과 은행나무 가로수

가을과 은행나무 가로수 發 문 석 흥 / 文 錫 興 msh5@hanmail.net 청량한 날씨와 푸르디푸른 드높은 하늘, 울긋불긋 오색의 단풍, 이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더 없는 가을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도심에 사는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가로수의 노랗게 물든 부채 모양의 은행잎에 한없이 매료된다. 나뭇가지에 수북이 달려 있을 때도 그렇고 낙엽으로 우수수 떨어져 온통 노란색으로 보도를 뒤덮어 그 위를 밟고 걸어가는 기분이야 도심에서 어디에 더 비하랴. 은행나무의 낙엽은 쉽게 사그라지지도 않아서 오래도록 그 정취를 느끼게 해 준다. 어린 시절 노랗게 물든 예쁜 은행잎을 주어다가 책갈피 끼워두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다 있었을 것이다. 어느새 가을에 들어섰지만, 가로수의 은행잎은 아직..

수 필 2021.10.03

코로나19 속에 보낸 추석명절

코로나19 속에 보낸 추석 명절 문 석 흥 전 한광고등학교 교장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지켜오는 명절로는 ‘설’과 ‘추석’ 둘이다. 이 두 명절에는 가족들이 모여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성묘도 한다. 특히 추석은 계절적으로 가을이어서 날씨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날씨에다 새로 수확한 여러 가지 햇곡과 신선한 과일들이 풍성해서 마음속으로도 넉넉함과 즐거움이 넘치는 명절 중에 명절이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고도 하지 않았던가. 이렇게 맞이하던 추석 명절이 올 해는 뜻하지도 않았던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때문에 정부 당국과 방역담당 기관에서는 이번 추석에 고향 방문을 자제할 것을 연일 간곡히 당부를 하고 있었다. 따라서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들께서도 자녀들에게 추석에 오..

수 필 2021.07.21

겨울의 추억

1월 달 초순에 들어 있는 ‘소한(小寒)’을 기해서 폭설과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파가 몰아 닥쳐 코로나와 함께 고통을 가중 당하고 있다. 이번 한파는 20년 만에 오는 한파라는 기상청 발표다. 지난 6일 밤에 전국적으로 내린 눈은 지역에 따라 강설량의 차이는 있지만 특히 서울의 내린 눈은 미처 제설을 못한 관계로 아침 출근길에 차량들이 싸인 눈길에 속수무책으로 이리 저리 미끄러져 접촉 사고를 내는 도심 출근길의 대 혼란의 모습을 TV 뉴스를 통해 생생하게 보았다. 그리고 전국의 일부 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에 재배하고 있는 소중한 작물들이 얼어 축 늘어져 소생할 수 없게 된 안타까운 모습, 양어장의 동결로 양식어 들이 죽고 양계장의 닭들도 동사했다 한다. 또한 한강과 낙동강 그리고 서해안의 일부 지역 ..

수 필 2021.01.11

금연시대

금연(禁煙)시대 문 석 흥 전 한광고등학교장 요즘 거리를 가다 보면 찻집이나 식당 출입문 앞에 목책을 두른 과히 크지 않게 꾸민 공간에 탁자를 놓고 둘러 앉아 차도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본다. 실내가 금연 구역이다 보니 노천카페 형식으로 이렇게 흡연 구역을 만든 것 같다. 갈수록 흡연자들의 입지가 좁아져 가고 있는 양상이다. 그렇지만 금연을 강조하면서도 범죄시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어쩌라는 것인가? 알아서 피우되 비 흡연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지정된 장소에서만 피우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흡연금지 지역이나 건물을 확대 지정을 해 놓았으며 이 흡연금지 구역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벌과금 10만 원을 물게 되어 있다. 그런데 아직도 흡연금지 구역인 대로변이나 공공장소에서 버젓이 담배를 ..

수 필 2020.12.12

아파트 너머로 뜨고 지는 해

요즘 우리나라 어디들 가 봐도 지난날의 고즈넉한 시골 마을을 보기 어렵다. 지난날의 시골 마을 하면, 나지막한 초가지붕의 집들이, 마을의 지형 본래의 형태에 따라 거기에 맞춰 형편에 맞게 아무런 구애 없이 지었다. 마을의 길 또한 집과 집 사이로, 밭과 논 사이로 자연스레 생겨나서 마차가 다닐 수 있는 좀 넓은 길도 있고 겨우 사람이나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길도 있었다. 농촌을 벗어나 읍내라고 불렀던 소도시에는 초가집은 그리 많지 않았어도 단층 함석지붕집이나 기와집 그리고 2•3층 정도의 목조 또는 벽돌집이 더러 있었고 중심가에는 학교 건물이나 면사무소 우체국 같은 좀 현대식 건물이 있을 정도였다. 이 중에서도 학교 건물이 제일 크고 2층 3층도 있는 건물이었다. 그러나 어쩌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 가면..

수 필 2020.11.21

마스크와 인사

요즘 길을 나서 보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로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다 눈만 겨우 내 놓고 얼굴 전체가 마스크로 가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얼른 보아서는 누가 누구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 중에도 평소에 자주 만나고 친하게 지내던 사람은 눈에 익혀져서인지 눈빛과 몸매나 걸음걸이를 보고 어렴풋하게나마 인지한다. 그러기에 자신 있게 반갑게 인사를 하고 보면 상대편에서 별 반응이 없어 서로 마스크를 벗고 보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어서 계면쩍어 한 경우도 가끔씩 경험한다. 어디서나 아는 사람을 만나면 원수지간이나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보기 싫은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어떤 형태의 인사든 인사를 하게 된다. 이때 보통 허리 굽혀 하거나 좀 가깝거나 오래간만에 만나는 경우..

수 필 2020.11.04

할아버지 자리에 앉으세요

할아버지 자리에 앉으세요! 걸어 가다가 비가 조금씩 내리기에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 안에는 승객이 얼마 안 타서 좌석이 많이 비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야겠기에 자리에 앉지 않고 교통카드를 찍고 손잡이를 잡은 채 출입문 앞에 서 있었다. 그런데 운전기사는 백미러로 내 모습을 보았는지, “할아버지! 자리에 앉으세요!”라고 나무라듯 큰 소리로 알려 왔다. 운전기사는 승객의 안전을 위하여 특히 나 같은 노인에게는 더 신경을 써서 각별한 당부를 하는 것으로 이해는 했다. 그러자 바로 버스는 정류장에 정차를 해서 나는 목적지에 왔기에 내렸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나에게 던진 말 중에 “할아버지”라고 서슴없이 부른 것이 내내 불쾌감으로 차올랐다. 요즘은 웬만하면 다 “어르신”이라고 하는데 “..

수 필 2020.08.20

피난길에서 보았던 평택

피난길에서 보았던 평택 (2016.1.18 수록) 흰 눈이 내려 쌓이는 이 고장의 곡창 소사 뜰을 보면서 가끔은 한국 전쟁 때 피난을 가다가 날이 저물어 어느 농가 빈집에서 하루 저녁 자면서 겪었던 일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리 국민 모두가 잊지 못할 참혹한 기억으로 남는 6.25 한국전쟁, 1950년 6월 25일 새벽 김일성의 북한 인민군이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은 3일 만에 수도 서울을 빼앗기고 후퇴를 거듭하여 낙동강까지 내려가다가 un군의 참전으로 다시 북진을 하여 서울을 탈환한 것이 9.28 수복(1950년 9월 28일)이다. 이 승기로 계속 북진하여 압록강까지 갔으나 중공군의 참전으로 다시 후퇴를 하여 서울을 내준 것이 1.4후퇴(1951년 1월 4일)다. 처음 공산군이 내려왔을 때..

수 필 2020.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