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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자리에 앉으세요

할아버지 자리에 앉으세요! 걸어 가다가 비가 조금씩 내리기에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 안에는 승객이 얼마 안 타서 좌석이 많이 비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야겠기에 자리에 앉지 않고 교통카드를 찍고 손잡이를 잡은 채 출입문 앞에 서 있었다. 그런데 운전기사는 백미러로 내 모습을 보았는지, “할아버지! 자리에 앉으세요!”라고 나무라듯 큰 소리로 알려 왔다. 운전기사는 승객의 안전을 위하여 특히 나 같은 노인에게는 더 신경을 써서 각별한 당부를 하는 것으로 이해는 했다. 그러자 바로 버스는 정류장에 정차를 해서 나는 목적지에 왔기에 내렸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나에게 던진 말 중에 “할아버지”라고 서슴없이 부른 것이 내내 불쾌감으로 차올랐다. 요즘은 웬만하면 다 “어르신”이라고 하는데 “..

수 필 2020.08.20

피난길에서 보았던 평택

피난길에서 보았던 평택 (2016.1.18 수록) 흰 눈이 내려 쌓이는 이 고장의 곡창 소사 뜰을 보면서 가끔은 한국 전쟁 때 피난을 가다가 날이 저물어 어느 농가 빈집에서 하루 저녁 자면서 겪었던 일들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우리 국민 모두가 잊지 못할 참혹한 기억으로 남는 6.25 한국전쟁, 1950년 6월 25일 새벽 김일성의 북한 인민군이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전쟁은 3일 만에 수도 서울을 빼앗기고 후퇴를 거듭하여 낙동강까지 내려가다가 un군의 참전으로 다시 북진을 하여 서울을 탈환한 것이 9.28 수복(1950년 9월 28일)이다. 이 승기로 계속 북진하여 압록강까지 갔으나 중공군의 참전으로 다시 후퇴를 하여 서울을 내준 것이 1.4후퇴(1951년 1월 4일)다. 처음 공산군이 내려왔을 때..

수 필 2020.08.16

별명

별명 가끔 가는 동네 이비인후과 병원에 간호사 둘이 있는데 이 두 간호사는 내가 정년퇴임하기 이전에 근무했던 여자고등학교 제자들로서 둘은 선후배 사이다. 사제 간이기에 갈 적마다 남달리 반갑고 친근감을 느꼈다. 그들 또한 은사인 나에게 각별한 친절과 무엇인가 더 다른 환자들보다 배려하려는 태도가 엿보였다. 그런데 한 번은 갔더니 진료를 받고 나왔는데도 대기하고 있는 환자도 없고 해서 한가롭기에 사사로운 얘기를 나누게 되었다. 나는 이 제자들이 졸업한 지가 오래되었고 해서 얼굴 기억만 있었지 이름이나 몇 년도 졸업을 했는지 몇 회 졸업생인지를 모르고 있었기에 좀 미안한 감은 들었지만, 비로소 물어 봤다. 그런데 이들 또한 졸업한지가 오래 되어서인지 졸업 횟수는 기억 하면서 졸업 년도는 확실하게 기억을 못했..

수 필 2019.06.19